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올스타전에서 브이(V)스타 선수들이 첫번째 점수를 올린 뒤 단체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프로배구 올스타전 열전
에드가·여오현-베티 남녀 MVP
에드가·여오현-베티 남녀 MVP
왼쪽 공격수에 레오(삼성화재), 오른쪽에 에드가(LIG손해보험)가 뜨자 상대팀은 어느 쪽을 막아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은 상대 서브를 다 받아내면서 시간차 공격, 후위 공격까지 선보였다.
좀처럼 구성하기 힘든 초강력 쌍포와 공격까지 하는 팔방미인 리베로까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V리그 올스타전이 무대였다. 1년에 한번 열리는 잔칫날답게 승패와 규칙보다 선수와 관중의 즐거움이 먼저였다. 배구 실력 못지않은 춤솜씨를 뽐낸 새내기 송명근(러시앤캐시)은 팬들을 즐겁게 한 수훈(?)으로 세리머니상을 받았다.
1·2세트 여자부, 3·4세트 남자부로 열린 올스타전은 정식 경기의 엄숙함을 탈피했다. 리베로의 공격 금지나 선수 교체에 대한 제한 규정은 없었다. 코트의 선수와 감독들은 ‘마음껏 웃고 즐겨라’는 취지를 응용해 팬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여자부 경기인 1세트 막판 브이(V)스타팀이 수세에 몰리자 한수지(KGC인삼공사) 대신 남자 거포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를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여자 선수들 사이에 205㎝의 마이클이 들어서자 나머지 선수들은 일반인 같았다. 이에 질세라 케이(K)스타팀은 국내 프로배구 최장신(212㎝) 에드가를 투입해 맞불을 놓았다. 관중은 처음 보는 장면에 놀라고 이들의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여자 선수들에게 또 한번 놀랐다.
서브 ‘킹 앤 퀸’ 선발전에선 카리나(IBK기업은행)가 빛났다. 카리나는 1차 시기 시속 96㎞, 2차 시기 100㎞의 강서브를 찍어 2009~2010 시즌 오지영(도로공사)이 세웠던 최고기록(95㎞)을 갈아치웠다.
반면 남자 선수들은 지난 시즌 문성민(현대캐피탈)이 세운 최고기록인 122㎞에 못 미쳤다. 김요한(LIG손해보험)이 1차 시기에서 122㎞를 찍었지만 서브가 라인 밖으로 나가 인정받지 못하면서 115㎞를 찍은 마이클에게 우승을 내줬다.
1~4세트에 얻은 득점을 합해 승패를 가린 결과 케이스타팀이 브이스타팀을 58-51로 이겼다. 케이스타는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엘아이지(LIG)손해보험(남자부)과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현대건설, 흥국생명(여자부)으로 이뤄졌고, 브이스타팀은 대한항공, 우리카드, 한국전력, 러시앤캐시(남자부)와 지에스(GS)칼텍스, 도로공사, 케이지시(KGC)인삼공사(여자부)로 구성됐다.
서브 2위를 차지한 베티(GS칼텍스)가 여자부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남자부는 에드가와 여오현이 공동수상했다. 여자부 세리머니상은 경기 중 다양한 춤을 선보인 바실레바(흥국생명)에게 돌아갔다.
수원/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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