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이승훈 믿는 구석, 쇼트트랙에 있다

“코너워크 보완해 2연패 승부 걸 것”
올림픽 2주전 쇼트트랙팀과 훈련

“승부를 걸어야 하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이 22일 쇼트트랙 대표팀에 합류해 전지훈련지인 프랑스 퐁로뫼로 떠났다. 이승훈은 일주일간 쇼트트랙팀과 함께 훈련을 한 뒤 29일 스피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5일부터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전지훈련을 벌인다. 이승훈만 먼저 떠나 ‘홀로’ 쇼트트랙팀에서 비장의 무기를 갈고닦을 모양이다.

이승훈의 쇼트트랙팀 합류는 소치를 2주 앞둔 승부수다. 이승훈은 “내 장점은 코너워크다. 거기에 좀더 집중하기 위해 프랑스로 간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선수였던 이승훈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1만ｍ 금, 5000ｍ 은메달을 챙겼다. 종목 변경 1년도 안 돼 이룬 기적과 같은 성적이었다. 이승훈은 체격 조건과 최고 스피드는 경쟁자들에게 뒤졌지만 쇼트트랙에서 다져진 빼어난 코너워크 기술로 코너 구간에서 속도 손실을 최소화했다. 밴쿠버 이후에도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하며 자신의 장점을 발전시켜왔다. 이승훈은 “코너워크 보완이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지훈련 장소인 퐁로뫼가 해발 1800ｍ의 고지대란 점 역시 이승훈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서의 훈련은 심폐 지구력과 체력 강화에 유리하다. 장거리 선수인 이승훈에게는 최적의 체력훈련 장소인 셈. 반면 스피드 대표팀의 전지훈련 장소인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은 소치처럼 해수면에 가까운 저지대다. 이승훈은 “4년 전에도 해발 1000ｍ 고지대인 캘거리에서 훈련해 성과를 봤다. 이번 프랑스 고지대 훈련은 장거리에 출전하는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승훈은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경기 때에 맞춰 최대로 끌어올릴 생각이다. 대회가 끝난 뒤 웃으며 돌아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허승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