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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올림픽 출전 꿈 이뤄 꼴찌여도 행복”

등록 2014-02-19 19:31수정 2014-02-19 22:22

타이 스키대표 음악가 바네사 메이
타이 스키대표 음악가 바네사 메이
타이 스키대표 음악가 버네사 메이
앨범 1000만장 넘게 판매
영국의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아버지 국적으로 올림픽 참가
“정말 달콤한 기분…너무 기뻐”
지난 18일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알파인스키 경기장엔 우울한 비가 내렸지만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여자 알파인스키 대회전에서 67위, 꼴찌라는 처참한 성적도 개의치 않았다. 이날 타이의 스키 국가대표로서 경기를 마친 버네사 와나꼰(35·사진)은 환하게 웃었다. 그는 지난 몇달 동안 올림픽 출전을 위해 ‘전자바이올리니스트’라는 직업과 ‘버네사 메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눈 속에 파묻혀 살았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영국 <비비시>(BBC)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세계의 엘리트 스키선수만 봐왔을 테지만 이젠 나처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애쓰는 ‘나이 든 미친 여자’도 있다는 걸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35살이고 겨우 몇달 전부터 경기에 참여했다. 아무런 압박감이 없다. 그저 기분이 좋을 뿐”이라며 “어릴 적 모든 것을 다 한다면 나중엔 재미있는 일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1000만장의 앨범을 판매한 유명 음악인인 그는 2010년께 인터뷰에서 “올림픽 출전은 나의 꿈이다. 나는 사람들이 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느닷없이 소치올림픽 출전 계획을 밝혔다. 당시만 해도 그 꿈은 불가능해 보였다. 아무리 4살 때부터 스키를 배웠다고 해도 그는 아마추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혈통은 ‘범용성’이 높았다.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그의 국적은 영국이지만 아버지는 타이 출신, 어머니는 중국인이다. 그는 스키 강국의 하나인 영국 대신 아버지의 나라이자 겨울스포츠의 불모지인 타이로 눈을 돌렸다. 예상대로 타이올림픽위원회는 그에게 출전을 허락했다. 그는 아버지의 성 ‘와나꼰’으로 선수 명단에 올랐다.

알파인스키에서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세계 랭킹 500등 안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타이처럼 500등 이내 선수가 한명도 없는 나라에서도 회전과 대회전에 남녀 각각 한명씩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다. 단, 이때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5개 이상의 국제스키연맹 공인경기에 출전해 평균 140포인트 이하의 성적을 내야 한다. 알파인스키는 포인트가 낮을수록 성적이 우수하다. 버네사 메이는 이번 시즌에 공인대회 대회전 종목에 12차례 출전해 131.15점을 받아 가까스로 출전 자격을 따냈다.

화려한 조명의 무대에서 온몸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는 스키를 타면서도 그런 짜릿함을 맛본 듯했다. “정말 달콤한 기분이었다. 관중들, 열기…. 사람들은 ‘버네사, 힘내’라고 외쳐댔다. 나는 돌아서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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