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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안현수, 금 못 땄으면 논란 없었을 것”
“김연아, 편파 판정 객관적 근거 있나”

등록 2014-02-26 19:29수정 2014-02-26 22:06

‘소치서 드러난 문제’ 토론회 열려
성과주의·국가주의 등 비판 나와
한국인에게 소치 겨울올림픽은 안현수(빅토르 안)와 김연아의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월드컵이 닥치면 대한민국은 하나가 된다. 이번 대회는 안현수와 김연아가 ‘대한민국 혼연일체’의 촉매였다. 러시아인 빅토르 안이 한국의 메달밭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자 빙상연맹을 향해 분노했다. ‘영원한 피겨 여왕’이길 바랐던 김연아의 은메달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소치 올림픽에서 발견된 집단 분노와 흥분, 열광의 원인을 되새겨보고자 토론회가 열렸다.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소치올림픽으로 드러난 대한민국 체육계의 문제점’을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이미 많이 알려진 체육단체들의 문제점보다는 안현수, 김연아를 대하는 국민 정서와 이를 전하는 언론의 보도태도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 발제자로 나선 정희준 동아대 교수(생활체육학과)는 ‘안현수 사태’ 역시 금메달 지상주의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안현수가 1500m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까진 흐뭇해하는 정도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상화 이후 금메달을 따지 못하던 중에 안현수가 우리 선수들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가자 ‘왜 뺏겼느냐’는 화살이 빙상연맹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현수 본인도 여러번 밝혔지만 귀화는 단순히 파벌 때문이 아니다. 단순하게 말한다면, 안현수는 더이상 한국에서 운동을 하기 싫었던 것이고 결국 강압적인 훈련과 성과주의 등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한국 스포츠계의 병폐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귀화를 더이상 국가를 옮긴다는 관점에서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안현수의 귀화를 ‘정서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안현수는 ‘국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희생자’로, 빙상연맹은 가해자로만 부각됐다”며 “안현수가 개최국 러시아로 귀화해서 금메달을 세개나 땄으니 우리 국민 정서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판단을 했고 이런 현상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의 피겨 은메달 이후 미디어 등을 통해 표출된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서도 냉정한 지적이 나왔다. 스포츠 에이전트이기도 한 장달영 변호사는 “김연아가 편파 판정을 당했다고 하려면 최소한의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언론들 대부분이 막연히 ‘지금까지 최고였으나 당연히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한 방향으로만 몰아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준호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감독은 “한 피겨 평론가가 내게 ‘김연아는 이미 시합 전에 소트니코바에게 점수를 지고 들어갔다’는 말을 했다. 코치들이 안이하게 생각했거나 실제로 김연아를 지도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당시 김동성과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을 거론하면서 “당시 프랑스팀 감독으로 현장에 있었다. 김동성에게 (반칙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국내 방송사 해설위원들은 모두 ‘말도 안 되는 판정’으로 해설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한국 가서 받을 비난이 두렵다’는 얘길 했었다”고 회고했다.

정희준 교수는 “올림픽만 되면 감정에 호소하는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국가 간 갈등이 심해진다. 올림픽이 국가정체성을 주입하고 국가 간 갈등을 조장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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