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12개 팀 선수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염기훈(수원), 이승기(전북), 고무열(포항), 김치곤(울산), 김진규(FC서울), 한지호(부산), 이호(상주), 이종호(전남), 전상욱(성남FC), 박태민(인천UTD), 송진형(제주UTD), 이한샘(경남FC). 뉴스1
우승 1순위로 전북 꼽히자
“최용수 서울 감독이 소문 내
부잣집 도련님 넋두리하나”
최강희 감독, 재치있게 응답
돌아온 박종환·이차만 감독
“노병은 살아있다는 것 증명”
“최용수 서울 감독이 소문 내
부잣집 도련님 넋두리하나”
최강희 감독, 재치있게 응답
돌아온 박종환·이차만 감독
“노병은 살아있다는 것 증명”
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미디어데이는 감독들의 엄살 경연장이다. 2014년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엔 전북 현대 최강희(55) 감독이 주인공이다. 최 감독을 뺀 11명의 감독 중 9명이 전북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최 감독의 너스레가 시작됐다. “계속 우리 팀을 1강이라고 얘기하는데 난 불만이 많다.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FC서울 최용수 감독이더라.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라고 하기엔 엄살이 너무 심한 것 같다. 난 올 시즌 케이리그는 10중2약이라고 본다. 서울과 전북이 2약이다.”
최 감독의 입담이 시작됐다는 건 K리그 개막이 코앞에 닥쳤다는 얘기다. 오는 8일 오후 2시 지난 시즌 최종전 ‘혈투’의 주인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의 개막전을 신호로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9개월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지난해 1~4위인 포항과 울산, 전북과 서울이 4강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김남일 등 선수들을 충분히 보강한 전북이 우승 1순위로 거론된다.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전북은 경계 대상 1호였다. 최 감독이 소문의 진원지로 지목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훈련 기간이나 선수 영입 등에서 이전 좋은 결과를 얻었던 때로 돌아갔다고 본다. 우승을 향한 야망을 숨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리그에서 유일하게 더블스쿼드(11명씩 두 팀으로 나눠 운영하는 체제)가 가능한 팀”이라고 전북의 두터운 선수층에 점수를 줬다.
오랜 공백 끝에 현장으로 돌아온 박종환(78) 성남 감독과 이차만(64) 경남 감독에게도 눈길이 쏠렸다. 가장 어린 최용수(41) 감독은 “예전 기억 탓에 쳐다보기만 해도 무서운 분이지만 함께 승부를 벌일 생각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오랜만에 돌아와서 반갑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하다. 감독 시절 함께 생활하던 제자들이고 후배들이니까 승패를 떠나 우리 프로축구가 새출발을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내가 감독을 맡은 일주일 뒤 박 감독이 성남으로 돌아왔다. 함께 노병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한때 제자였던 다른 팀 감독들에게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월드컵이 열리는 시즌이라 국내 프로축구에겐 위기이자 기회다. 월드컵을 통해 눈높이가 올라간 국내팬들이 K리그를 외면할 수도 있지만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면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수도 있다. 조민국 울산 현대 감독은 “우리팀은 3명 정도 차출이 예상되는데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지난해 2부리그인 챌린지리그에서 승격한 상주 상무를 포함한 12개 팀이 팀당 33경기를 치른 뒤 1~6위와 7~12위로 나눠 팀당 5경기씩을 더 벌인다. 12위팀은 챌린지 1위팀과 자리를 맞바꿔 강등되며 11위팀은 챌린지 2~4위가 벌인 플레이오프 승자와의 경기에서 이겨야 잔류할 수 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시계방향으로 황선홍(포항), 조민국(울산), 최강희(전북), 최용수(서울), 서정원(수원), 윤성효(부산), 박항서(상주), 이차만(경남), 하석주(전남), 박경훈(제주), 박종환(성남), 김봉길(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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