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명컵 전국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이 12일 강원도 철원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남자 81㎏급 준결승에 출전한 이재형(오른쪽)과 김재범이 경기를 하고 있다. 이재형이 김재범을 상대로 승리했다. 2014.3.12 / 철원=연합뉴스
“둘 다 떨어졌잖아요. 둘 다 정신 차려야할 것 같아요. 하하하.”
81㎏ 준결승에서 한판패로 탈락한 김재범(29·한국마사회)은 왕기춘(26·양주시청)과 나란히 준결승에서 떨어지자 호탕하게 웃었다. 12일 강원도 철원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국가대표 선발 2차전은 왕기춘과 김재범의 맞대결 성사 여부로 관심을 끌었다. 왕기춘이 지난해 11월부터 81㎏으로 체급을 올리면서 둘은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한 자리를 놓고 경쟁중이다. 11월 열린 1차전에서는 김재범은 1위를 했지만, 왕기춘이 16강전에서 탈락하면서 맞대결은 불발됐다.
2014년 여명컵 전국대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이 12일 강원도 철원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남자 81㎏급 예선에 출전한 왕기춘(아래)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왕기춘은 이날 준결승에서 이승수에게 패했다. 2014.3.12 / 철원=연합뉴스
김재범은 준결승에서 용인대 이재형에게 한판패를 당했고, 왕기춘은 하이원의 이승수에게 절반패로 졌다. 김재범을 꺾고 올라온 이재형이 우승했다. 훈련소에서 6일 퇴소한 왕기춘은 사실상 두달간 훈련을 하지 않아 몸을 만들지 못해 애초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다. 김재범은 달랐다. 그의 한판패는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본인도 놀랐을 정도로 의외의 결과다. 그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10년 동안 나왔지만 3등은 처음이다. 이런 감정도 처음이다”라며 낙담한 듯 말했다. 그러나 이내 승부사의 기질을 드러냈다. “후배들이 정말 많이 올라온 것 같다. 상대할 라이벌이 많아진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종 선발전이 남았으니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 며칠 전 가운데 손가락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지만, “지고 아프다고 말하면 변명이니 그건 비밀로 해달라”며 당부했다.
최종평가전은 6월24일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설 국가대표는 1·2차전(각 15점) 최종선발전(30점), 국제대회(20점), 세계랭킹(10점), 선발위원회평가(10점), 코치평가(10점) 점수를 총합해 선발한다.
철원/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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