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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프런트 배구’

등록 2014-04-02 19:33수정 2014-04-03 00:01

김호철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지난 1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주심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목도리 맨 이)가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천안/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김호철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지난 1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주심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구단주(목도리 맨 이)가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천안/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현대캐피탈, 챔프전 판정 시비때
감독·선수 아닌 단장이 직접 항의
코트서 심판 붙들고 불만 쏟아내

천안 체육회 간부는 몸싸움 시도
배구인들 “지킬 건 지켜야” 지적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2013~2014 시즌에 ‘올인’했다. 세계 3대 공격수라는 콜롬비아 출신 리버맨 아가메즈를 영입했다. 우승 문턱에서 현대캐피탈에 좌절을 안겼던 삼성화재 배구의 핵 리베로 여오현을 자유계약선수로 데리고 왔다. 우승을 못 한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던 김호철 감독도 다시 불러들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훈련과 재활, 숙식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를 약 300억원을 들여 완성했다. 나머지 구단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과감한 투자였다.

이유야 어찌 됐든 현대캐피탈의 과감한 투자는 배구판에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 삼성화재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안방인 천안은 배구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삼성화재와의 챔피언결정 1차전을 잡으며 투자의 결실을 맺는 듯했다. 이기고자 하는 열정과 우승을 향한 열망은 삼성화재를 능가했다. 2차전을 내줬지만 ‘패한 팀이 더 좋은 경기를 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1일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열정이 도를 넘고 말았다. 0-3으로 패한 현대캐피탈은 심판 판정을 물고 늘어졌다. 팽팽하던 3세트 중반 아웃 판정을 받은 아가메즈의 공격과 최민호의 네트터치 판정, 그리고 이 판정에 항의하던 문성민에게 레드카드를 준 것 등이 포함됐다.

현대캐피탈 안남수 단장(왼쪽 둘째)이 지난 1일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3차전이 끝난 뒤 이재선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천안/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현대캐피탈 안남수 단장(왼쪽 둘째)이 지난 1일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3차전이 끝난 뒤 이재선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천안/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특이한 것은 감독이나 선수가 아닌 안남수 단장 등 ‘프런트’가 항의에 앞장섰다는 점이다. 안 단장 등은 10분 가까이 심판들을 붙들고는 “2차전 때 삼성화재가 했던 (판정에 대한) 항의는 받아주면서 왜 우리 쪽 항의는 받아주지 않고 레드카드를 주느냐”고 따졌다. ‘형평성을 잃은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다. 다른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현대캐피탈의 연고지인 천안시체육회 소속의 한 간부급 직원은 주심에게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이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삼성이 그렇게 무섭냐”는 소리까지 나왔다. 구단주인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봤다. 천안시체육회 소속 직원은 심판실까지 찾아와 항의를 하다 구단 직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팬 서비스나 지자체와 연계한 홍보 등을 가장 활발히 하는 팀으로 꼽힌다. 그만큼 열정적인 구단으로 평가받지만, 이날은 도가 지나쳤다는 게 배구인들의 지적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한 위원은 “천안 팬들과 현대캐피탈의 열정은 이해하지만 지킬 건 지켜야 한다”며 “구단 직원은 물론이고 지자체 체육회 직원까지 나서 심판을 위협하면 (심판들이)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과거 프런트가 나서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일이 없진 않았지만, (현대캐피탈의 경우처럼) 이렇게 거칠었던 적은 보기 힘들었다. 구단이 앞장서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맹은 “심판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욕설을 하지 않은 이상 이번 사태를 징계할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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