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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배구 7연패…신치용 감독도, 팀도 진화했다

등록 2014-04-03 22:39수정 2014-04-03 22:39

삼성화재 선수들이 3일 저녁 충남 천안시 백석동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2013-2014 프로배구리그 통합 우승을 결정지은 뒤 신치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삼성화재 선수들이 3일 저녁 충남 천안시 백석동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2013-2014 프로배구리그 통합 우승을 결정지은 뒤 신치용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첫 7시즌 연속 우승’ 대기록
레오는 2시즌 연속 MVP 뽑혀

‘좌 진식-우 세진’ 떠난 이후
“선수 뛰게 만드는” 감독으로 진화
‘신치용 2기’ 리더십에 선수도 동화
신치용 감독의 삼성화재는 2007년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신진식(삼성화재 코치)이 2007년 은퇴하면서 ‘좌진식-우(김)세진’으로 불리던 시대는 끝났다. 겨울리그 9연패도 2005~2006 시즌 현대의 우승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다들 삼성화재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신치용 2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물론 그전에도 삼성화재는 철저한 감독 관리형 배구를 했다. 삼성화재에는 선수는 없고 팀만 있었다. 동료들과 동화하지 않는 플레이는 용납되지 않았다. 김세진, 신진식도 예외일 수 없었다. “세진이, 진식이, (김)상우…. 걔들은 찍어 누르는 맛이 있었지.” 물론 김세진, 신진식, 김상우는 보통내기들이 아니었다. “잡을 때 잡고, 풀어줄 때 풀어줘야 하는데 그 순간을 포착하는 게 중요했다”고 신 감독은 회상했다.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달성한 삼성화재의 프로배구 7연패는 온전히 ‘신치용 2기’의 결과물이다. 2기는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 실력을 키워온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1995년 창단 뒤 줄곧 우승권에 있었기에 스타급 신인들을 데려올 수도 없었다. 지난해까지 6연패를 이루고 팀을 떠난 석진욱(러시앤캐시 코치), 여오현(현대캐피탈)이 그랬고, 둘의 빈자리를 채운 지금의 선수들이 그랬다.

최고가 아니었던 선수들로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신 감독은 ‘밀당’의 방식을 바꿨다. 코트에서는 예전처럼 매섭게 몰아세웠다. “감독의 야단을 들으면 ‘그래 니(감독)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는 마음을 길러주고 싶었다.” 곱상하던 사위 박철우와 챔피언결정전 3, 4차전에서 맹활약한 리베로 이강주는 1~2년 사이에 눈빛이 바뀌었다.

대신 코트 밖에선 선수들의 작은 변화까지 간파하고 먼저 배려했다. 팀의 에이스 구실을 맡아야 하는 외국인선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무얼 하고 싶은지 그걸 알아내 먼저 얘기해주는 게 중요하다. 감동을 주지 않으면 외국인선수들이 팀에 녹아들지 않는다.” 무명 선수였던 레오는 평소에도 “난 계속 삼성화재에 있을 것”이라고 먼저 말을 한다.

신 감독도 바뀌었다. “처음엔 선수들을 가르치는 게 감독의 역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선수들이 스스로 깨닫지 않으면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게 감독이 해야 할 일이란 걸 깨달았다.”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첫 7시즌 연속 우승을 이룬 3일 신 감독은 이 점을 다시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늘 ‘우리가 우승을 해도 될 만한 노력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걸 깨닫고 지난겨울부터 땀 흘려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레오도 “우리 팀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가족 같은 팀”이라며 만족해했다. 레오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지금의 삶에 매우 만족하는 이상 계속 삼성화재에 남아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장 고희진은 마지막까지 레오를 떠받들었다. 그는 “‘내가 최고가 아니면 최고인 누군가가 나를 위해 뛰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모든 선수들이 레오를 위해 희생해서 오늘의 결과를 이뤘다”며 “지구상 어디에도 이런 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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