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른쪽)이 11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34라운드 베르더 브레멘과의 정규리그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윗옷을 벗고 안방팬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레버쿠젠/AFP 연합뉴스
분데스리가 최종전서 결승골
팀 4위…챔스리그 PO 출전권
ESPN ‘22살 이하 유망주’ 선정
네이마르·괴체 등과 어깨 나란히
팀 4위…챔스리그 PO 출전권
ESPN ‘22살 이하 유망주’ 선정
네이마르·괴체 등과 어깨 나란히
스물두살 손흥민(바이어 레버쿠젠)에게 브라질월드컵은 특별하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 처음 맞은 2013~2014 시즌 팀의 주전 골잡이로 자리 잡았다. 대표팀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왼쪽 날개 공격수이자 ‘홍명보호’ 출범 이후 A매치 최다 득점자(4골)다. 브라질월드컵은 그의 축구 인생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길목에 있다.
나라 밖에서도 그의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이에스피엔>(ESPN)은 11일(한국시각) ‘브라질월드컵에서 주목해야 할 22살 이하 22명의 선수’ 중 한명으로 그를 꼽았다. <이에스피엔>은 “레버쿠젠의 왼쪽 측면 공격을 맡으며 팀 내에서 두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고 동시에 한국 대표팀의 중심 구실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이후에만 대표팀에서 5골을 뽑아내며 한국팀의 골잡이가 됐다. 큰 경기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손흥민이 있는 한 한국팀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공격수 네이마르(22·FC바르셀로나), 독일의 미드필더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 벨기에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22·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이미 슈퍼스타 반열에 오른 선수들이 손흥민과 나란히 월드컵 기대주로 꼽혔다. <이에스피엔>은 네이마르를 “브라질의 핵심이자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로 평가했고,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나는 쿠르투아를 “벨기에가 이번 대회에서 ‘큰 꿈’을 꾸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손흥민은 이날 끝난 리그 최종전에서 시즌 열번째 골을 터뜨리며 ‘기대’와 ‘주목’에 답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의 34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7분 헤딩 결승골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한 달 반 만에 나온 손흥민의 골은 한 골 이상의 값어치를 했다. 이날 승리로 19승4무11패(승점 61) 4위를 확정한 레버쿠젠은 내년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얻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 독일 프로축구 1~3위 팀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직행하고 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레버쿠젠은 구단 누리집 첫 화면에 손흥민의 사진을 띄우고 “그의 골로 4위 자리를 지켰다”고 전했다. 독일 <빌트>는 “손흥민이 수백만유로짜리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 참가만 해도 800만유로(113억원) 이상의 출전 수당을 챙길 수 있다.
지난 시즌 12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2년 연속 두자릿수 득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설기현(13골·2002~2003 벨기에 안데를레흐트), 박지성(11골·2004~2005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박주영(12골·2010~2011 프랑스 AS모나코) 등도 유럽 무대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적이 있지만 1년에 그쳤다. 그의 골 행진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브라질월드컵에서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유럽 무대 2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은 1985~1986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여섯차례 10골 이상을 터뜨렸던 차범근 전 감독 이후 28년 만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네이마르(브라질)
티보 쿠르투아(벨기에)
마리오 괴체(독일·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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