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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신, 부상 딛고 ‘은빛 착지’

등록 2014-09-25 22:17수정 2014-09-26 10:53

양학선이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에서 2차 연기로 ‘로페즈’를 펼치고 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연속 촬영해 한 장으로 합쳤다. 인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양학선이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에서 2차 연기로 ‘로페즈’를 펼치고 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연속 촬영해 한 장으로 합쳤다. 인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양학선, 체조 개인 2연패 무산
허벅지 아파 ‘양학선’ 기술 포기
북한 리세광은 착지 실수로 4위
양학선(22)은 시상식 직후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섰다. 누군가 “잘했으니 웃어도 된다”고 격려하자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기 시작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부터 2012 런던올림픽, 2013 세계선수권까지 계속 ‘도마의 신’으로 군림했던 그다. 경쟁자가 아닌 자신의 허벅지 부상 때문에 메달 색깔이 바뀔 줄은 몰랐다. 양학선은 거듭 눈물을 삼키면서 “광저우 때부터 메달을 따기 시작해서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 처음 2등을 해봤고, 이 씁쓸함을 알았다. 죄송스런 마음이 어떤 건지도 알았다”고 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체조 개인 결선이 열린 25일 저녁 인천 남동체육관. 승리의 신은 양학선의 편인 듯했다. 도마 3번째 주자로 나선 강력한 맞수, 북한 리세광(29)이 1차 시기에서 ‘드러굴레스쿠 파이크’(난도 6.4점·정면으로 도마를 짚어 몸을 굽혀 두바퀴 돈 뒤 반바퀴 비틀기) 기술을 시도하다가 착지 때 앞으로 고꾸라지며 팔·다리·머리가 함께 바닥에 닿았다. 1차 시기 그의 점수는 14.166점. 실시 점수가 8.066점밖에 안 됐고, 착지에서 0.30점이 더 깎였다. 예선 때 같은 기술로 기록했던 점수(15.525점)보다 1.359점이나 적었다. 2차 시기 때 리세광은 자신의 이름을 딴 ‘리세광’(난도 6.4점·옆돌리기 식으로 도마를 짚고 몸을 굽혀 두바퀴 돈 뒤 반바퀴 비틀기) 기술로 15.433점을 받았지만 1차 시기 실수가 너무 컸다. 1, 2차 시기 합계 평균 점수는 14.799점.

맞수의 실수를 보면서 5번째 주자 양학선은 마음을 다잡았다. 리세광의 결과에 상관없이 ‘양학선’(난도 6.4점·정면으로 도마를 짚어 공중 세바퀴 돌기), ‘양학선2’(난도 6.4·옆돌리기 식으로 도마를 짚어 공중에서 세바퀴 반 돌기)를 시도하려고 했다. 하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하체에 힘을 제대로 주지 못하면서 공중 도약이 약했다. 결국 1, 2차 모두 반바퀴를 덜 돌면서 각각 ‘여2’(난도 6.0점·공중 두바퀴 반 비틀어 돌기)와 ‘로페즈’(난도 6.0점·옆돌리기 식으로 도마를 짚어 공중에서 세바퀴 돌기) 기술에 그쳤다. 1차 때는 착지 도중 한 발이 규정라인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양학선은 경기 뒤 “도마에 손을 짚을 때 그 기술이 될지 안 될지를 느낄 수 있다. 짚는 순간 ‘양학선’이 안 되겠다고 느꼈기 때문에 ‘여2’로 바꿨다”며 “손을 짚을 때 몸에 힘이 잘 들어가야 하는데 몸에 힘이 빠져 있는 상황이라서 ‘양학선’이 실패한 것 같다”고 밝혔다.

1차 시기 그의 점수는 15.000점. 예선전(15.600점)보다 0.600점이 낮았다. 2차 시기는 착지가 완벽했지만 15.400점에 머물면서 1, 2차 평균 15.200점이 됐다. 도마 1번 주자로 뛴 홍콩의 셱와이훙(15.216점)에게 0.016점 뒤지는 점수였다. 1차 시기 때 규정 라인 밖으로만 나가지 않았다면(감점 -0.10점) 뒤집을 수 있는 점수였다. 양학선은 “허벅지가 아팠지만 마지막까지 시합에 참가해서 다행이다. 2차 시도 때 ‘양학선2’를 하려고 했는데 몸이 따르지 않았다. 내 의지를 믿었지만 내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한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못 따 아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차 시기 때 너무 큰 실수를 한 리세광은 4위에 그쳤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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