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 개인전(26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알렉스 후아티안(25)이다. 후아티안은 아버지는 중국인, 어머니는 영국인인 혼혈 선수다. 인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종합마술 은메달 딴 후아티안
“중국·영국인 혼혈 자랑스러워”
“중국·영국인 혼혈 자랑스러워”
요리조리 아무리 훑어봐도 동양인의 외모가 아니다. 입에서도 줄줄 유창한 영어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그의 주위를 둘러싼 십여명의 사람들은 중국 취재진이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영어로만 말한 그는 과연 누구일까.
주인공은 이번 대회 승마 종합마술 개인전(26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알릭스 후톈(25·사진)이다. 후톈은 아버지는 중국인, 어머니는 영국인인 혼혈 선수다. 영국 태생의 그는 중국보다는 해외 거주 기간이 많아 중국어보다 영어에 더 익숙한 편이다. 영국과 중국의 시민권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영국 런던에 거주한다.
다섯살 때부터 말을 탄 후톈은 2008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승마 경기에 참가했다. 당시 그는 올림픽 종합 마술 역사상 최연소 참가 기록(만 15살)을 세웠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적합한 말을 구하지 못해 출전하지 않아 이번 대회가 아시안게임 첫 참가다. 스포츠 강국 중국은 승마 종목에는 유독 취약한 편인데 이번에 후톈이 올림픽, 아시안게임 통틀어 국제 대회 사상 최초로 개인전 은메달을 따냈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광저우 때 기록한 단체전 동메달이었다. 그에게 중국 취재진이 몰려들 수밖에 없던 이유다.
후톈은 경기 뒤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4년 뒤에도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톈에게도 이번이 첫 국제대회 메달이었다. 그가 이번 대회에 처음 호흡을 맞춘 말의 이름은 테무친(칭기즈 칸의 본명). 그는 “반은 중국인, 반은 영국인인 게 자랑스럽고 영국스러운 스포츠(승마)를 통해 중국을 대표할 수 있어 더욱 뿌듯하다. 중국을 대표해 국제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아주 기쁘다”고 했다.
인천/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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