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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할의 마법이 시작되었나?

등록 2014-12-15 12:38수정 2014-12-15 14:19

리버풀전 3-0 승리로 6연승
3개월 발언 후회했지만 서서히 빛
“클럽을 맡은 뒤 3개월이면 결실을 맺게 된다”고 했다가 뒤늦게 후회했던 루이 판 할(6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7월 맨유 사령탑 부임 때 했던 발언을 10월 취소해야만 했던 판 할 감독이 서서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두달 전만 해도 원정경기 무승에 팀 순위도 6위권에 처해 명가로서의 체면은 심각하게 구겨졌다. 하지만 15일(한국시각) 안방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4~2015 프리미어리그 정규 16라운드 리버풀전 3-0 승리로 6연승을 달리면서 ‘판 할 철학’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맨유는 9승4무3패(승점 31)로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정규리그 3위를 굳혔다. 리버풀은 6승3무7패(승점 21)로 10위.

“3개월만 기다려달라”고 했다가 “어리석은 발언이었다”며 한발 뺐던 판 할 감독이 명장의 뒷심을 보였다. 모처럼 자신이 선호하는 스리백을 가동해 이겼고, 득점원도 한동안 부진했던 웨인 루니를 비롯해 후안 마타, 로빈 판 페르시로 골고루 포진돼 있어 기쁨이 컸다. 선두 첼시에 승점 8점, 2위에 5점 뒤진 맨유는 정상 타이틀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판 할 감독은 “리버풀전에서 불필요하게 상대에게 공을 많이 넘겨주었다. 아직도 우리 팀은 더 발전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점유율 축구를 좀더 완성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맨유는 리버풀에 19개의 슈팅을 허용했고, 이 가운데 9개가 골대 안으로 향한 유효슛이었다. 맨유의 데 헤아 골키퍼는 리버풀 공격수 라힘 스털링과 마리오 발로텔리 등의 슈팅을 잘 막아냈다. 그러나 판 할 감독은 “데 헤야 골키퍼가 잘 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로 잘했고 경기에 기여했다”며 팀 전체를 칭찬했다.

판 할 감독은 “오늘은 우리가 좋았고 승리할 만했다. 지난주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와는 다르다”며 점점 나아지는 팀의 모습을 전했다. 또 “오늘 전방에서 더 많이 압박을 가했는데 축구에서는 그것이 항상 핵심이다. 이기는 것이 중요한데, 이겨야 (지도자의) 철학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판 할 감독은 <비비시>와의 경기 뒤 인터뷰에서 “다음 경기가 애스턴빌라 원정인데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원정 경기에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머리 속은 7연승 해법을 위한 고민으로 복잡할 것 같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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