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선수…’ 토론회에서
서울대 이정호씨 노하우 공개
이규혁 “은퇴뒤 공부 필요성 느껴”
서울대 이정호씨 노하우 공개
이규혁 “은퇴뒤 공부 필요성 느껴”
“박태환, 김연아는 누구나 다 되는 게 아닌데,” 15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토론회. 축하 인사를 한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의 말에 방청석의 서울체중, 송곡여중 등에서 온 학생 선수들 400여명은 귀를 쫑긋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이나 국가는 운동만 하는 선수가 되라고 하죠! 그렇게 운동만 열심히 해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창섭 이사장이 “운동선수들도 공부를 하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누구나 운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미래의 국가경쟁력”이라고 말하자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운동선수가 공부와 담 쌓고 지내는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 체육인들이 나섰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으로 나선 이용수 세종대 교수(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는 “선수들이 공부하지 않으면 선택지가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보통 학생들이 운동을 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프로축구 전남의 골키퍼 김병지는 “예체능과 인문은 특화돼 있어서 운동선수들이 공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틈틈이 책을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지는 “운동을 할 때는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자기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임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1%를 넘어서야 하는데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치겨울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이규혁 서울시청 빙상팀 코치는 “은퇴하니까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 선수들이 항상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듯이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덕수고 야구선수 출신으로 2012년 말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이정호도 나왔다. 이정호는 “중학교부터 야구를 했는데, 평소에는 야구 7, 공부 3으로 하다가 시험기간에는 공부 7, 야구 3의 비율로 시간을 배분했다”고 했다.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은 “운동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이용수 교수는 “하루아침에 모든 게 바뀔 수 없다. 이런 작은 모임들이 좀더 많아져 선수들이나 우리 사회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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