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최소 실점·득점력 1위
3~6위중 ‘언더독’ 반전 기대
3~6위중 ‘언더독’ 반전 기대
프로농구 최종 무대인 챔피언결정전은 지난 3시즌 동안 정규리그 1-2위 팀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정규리그 경기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체력 소모가 더 큰 단기전에서 6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4강에 직행하는 1, 2위 팀이 얻는 이점은 그만큼 크다. 그러나 너무 뻔한 시나리오는 재미없기 마련이다. 올 시즌은 6강에서부터 한팀씩 밟고 올라가 정상에 서는 ‘언더독’의 반전이 기대된다.
창원 엘지(LG)는 2015년 들어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고 파죽의 8연승을 달렸다. 하위권에 머물던 성적은 어느새 단독 5위로 치솟았다. ‘빅3’로 불리는 데이본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가 살아나면서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을 했던 위용을 되찾았다. 경기당 79.2점을 넣어 팀 득점 전체 1위를 달린다. 이런 기세라면 ‘양강’ 모비스와 에스케이(SK)의 대항마로 꼽힐 만하다. 8연승을 달리는 동안 진정한 강팀을 만나지는 못했다. 27일 열리는 모비스전이 진정한 시험무대가 된다.
3위에서 호시탐탐 선두권 진입을 노리는 원주 동부도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김주성, 윤호영의 활약에 데이비드 사이먼까지 가세하며 ‘동부산성’의 위용을 되찾았다. 높이의 우세에 더해 짜임새 있는 수비조직력은 동부의 강점이다. 동부는 평균 68.9점을 내줘 열 팀 중 유일하게 60점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두경민, 허웅 등 젊고 공격력 있는 가드진은 동부산성에 역동성을 더한다. 두경민과 허웅은 모두 가벼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지만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어 전력은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지난 18번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6강 플레이오프를 거친 3~6위 팀이 챔피언에 오른 경우는 3번밖에 없다. 4강에 직행한 팀을 상대해 우승을 이룬 경우는 2002~2003 시즌 원주 티지(TG)뿐이다. 김진 엘지 감독도 “목표는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며 말을 아꼈고, 김영만 동부 감독도 “위에 있는 팀을 따라잡으려고 무리하기보다는 밑에 있는 팀에 따라잡히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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