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지난해 9월23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위로 레이스를 마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인천/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작년 규정 적용…올해 강화돼
“2년부터 감경 시작할 것” 전망
기록·메달도 인천AG 것만 박탈
“2년부터 감경 시작할 것” 전망
기록·메달도 인천AG 것만 박탈
박태환(26)이 검찰 조사 등으로 중단된 훈련을 재개하는 등 명예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박태환 쪽 관계자는 “선수에게 전혀 고의성이 없었던 만큼 평상시처럼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 제재가 올해 더욱 강화됐지만, 박태환의 경우 지난해 적발된 사안이어서 과거의 규정을 적용받게 되는 것도 불행 중 다행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규정은 금지약물 1호인 테스토스테론에 대해 4년 자격정지를 적용하지만 지난해까지 징계를 받은 선수들은 2년을 받았다. 청문회에서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감경이 될 수도 있다.
■ 올림픽 메달 4개는 지킨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m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당시 수영연맹 관계자들은 “인류의 달 정복과 같은 위업”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아시아 선수가 체력과 체격에서 앞서는 서양 선수들을 제치고 자유형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출발 실수가 있었지만 400m·200m에서 은을 챙겼다. 박태환은 일본이 주도하던 아시아 수영 무대의 판도도 깼다. 경기고 2학년이던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자유형 200m·400m·1500m 3관왕을 차지하는 등 7개의 메달(금 3, 은 1, 동 3)을 땄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는 자유형 100m·200m·400m 금메달 등 7개의 메달(금 3, 은 2, 동 2)을 추가했다. 이번 도핑 사건 때문에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메달(은 1, 동 5)과 기록은 삭제될 수밖에 없지만 이전 메달과 기록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핑으로 인한 징계는 소변 등 시료를 제공한 시점 이후의 결과에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초 도핑 시료를 제출했기 때문에 그 이전으로 처벌이 소급되지는 않는다.
■ 자격정지는 2년 이하 가능성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는 “도핑에 대한 국제기구의 징계가 강력해지고 있다”고 했다. 세계반도핑기구의 징계규정도 1차(2004~08년), 2차(2009~14년), 3차(2015년~미정) 식으로 제재 수위가 단계별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박태환의 경우 징계 규정 적용 시점은 2014년 9월이어서 작년까지 이뤄져온 방식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각종 금지약물에 대한 자격정지는 최장 4년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관계자는 “박태환에 대한 징계는 2014년까지의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에 2년 징계를 기준으로 감경을 시작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국제수영연맹은 테스토스테론 계열 약물이 검출된 수영선수들에게 대부분 자격정지 2년 징계를 내렸다. 브라질의 에반드루 비니시우스 시우바, 우크라이나의 옥사나 마르추크, 카자흐스탄의 엘미라 아이갈리예바 등이 그런 사례다. 공모 등 일부 악성 도핑의 경우 4년까지 가중 처벌될 수 있지만 박태환 도핑은 그런 사례가 아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