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과 이유경씨가 지난달 24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 체육관에서 서로 등을 맞대고 있다. 사진은 이씨와 함께 온 전누리씨가 찍었다.
[2015 팬 별을 만나다] ⑧ ‘꼴찌’ 삼성 루키 김준일
“폭풍이 지나간 들에도 꽃은 핀다”고 영국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은 말했다. 프로농구 삼성 팬들에게는 김준일(23·202㎝)이 바로 그런 꽃이다. 현재 삼성의 상황은 폭풍과 지진으로 비유해도 부족함이 없다. 현재 2할도 안 되는 승률(8승34패·승률 0.190)로 꼴찌다. 최근에는 10연패에 빠졌다.
삼성 팬들에게 유일한 위안은 ‘루키’ 김준일의 등장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김준일은 신인임에도 팀의 중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평균 득점 13.82점으로 문태영(모비스)에 이어 국내선수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1라운드 평균 11.8점에서, 2라운드 14.7점, 3라운드 15.1점을 올리는 등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갈수록 김준일에 대한 팀 의존도도 높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준일을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은 복잡하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김준일을 만나기 위해 나온 이유경(34)씨는 “김준일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하기도 싫다. 정말 대견하다”고 기뻐하면서도 “아직 적응하고 배울 때인데 너무 큰 짐을 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안쓰러워했다. 이런 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준일은 시종 무뚝뚝한 말투로 팀 걱정만 늘어놨다.
‘10연패’ 팀 성적은 최악이지만
국내선수 중 득점 2위 고군분투
이유경씨 “배울 땐데…정말 대견” “팀 너무 어려워 상 욕심 없어요
승현이와 절친…같이 뛰고 싶어
수비와 튄공잡기 더 신경 쓸 것” 이유경(이하 이) 신인왕 후보 1순위인데, 욕심은 없어요? 김준일(이하 김) 없어요. 지금 팀 성적이 안 좋은데 신인왕보다는 일단 다음 경기를 잘하고 싶어요. 이 신인왕 경쟁자가 어렸을 때부터 라이벌인 이승현(오리온스) 선수잖아요. 의식 안 되세요? 김 전혀요. 승현이가 잘해서 상 받는 게 부러운 게 아니고 팀이 이기는 게 부러워요. 지금은 빨리 팀이 연패를 끊는 게 중요하죠. 이 데뷔 첫해인데 프로 생활에 힘든 점은 없어요? 김 형들이 워낙 잘해줘서요. 운동도 대학 때처럼 하려고 해요. 다만 프로는 경기 수가 많아서 4라운드쯤 되니까 힘에 부치더라구요. 프로에 와서 몸 관리,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알았죠. 그래도 올스타 브레이크 때 조금 쉬니까 5라운드부터는 괜찮아졌어요. 이 프로에 와서 선배들을 상대해 보니 어때요? 김 연습 경기도 해보고 대표팀에도 있어봤는데 프로에서 상대해보니 확실히 달라요. 오세근(KGC) 선배가 제일 힘들었어요. 힘도 뛰어나고 수비 능력도 좋아서 공격, 수비 다 어려웠어요. 롤 모델은 함지훈(모비스) 선배예요. 골 밑에서 여유있는 모습이나 패스 능력이 뛰어나요. 이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지는 않으세요? 김 (이)승현이랑 같이 뛰어보고 싶어요. 이 의외인데. 라이벌이잖아요. 김 밖에서는 라이벌이라고 그러지만 우리끼리는 경쟁 의식이 전혀 없이 정말 친해요. 옛날부터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서 술도 마시고 그랬어요. 저는 말이 없는데 승현이가 말이 많아서 잘 맞아요. 대표팀에 같이 있었던 적이 있는데 같이 운동하면서도 잘 맞았어요. 같이 뛰면 재밌을 것 같아요. 이 정말 잘하고 있는데 더 보완하고 싶은 부분도 있나요? 김 감독님이 팀 수비와 튄공잡기를 강조하세요. 저도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제 포지션이 4번이나 5번인데 튄공잡기 개수도 부족한 편이고요. 그 부분에 제일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이 팬들에게 좀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나요? 김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 나갔는데 제 덩크가 멋있거나 화려한 스타일이 아니어서 좀 민망했어요. 그동안 항상 농구를 진지하게만 해서 즐기지를 못했는데, 다음 시즌에 여유가 생기면 즐기는 농구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용인/허승 기자 raison@hani.co.kr
국내선수 중 득점 2위 고군분투
이유경씨 “배울 땐데…정말 대견” “팀 너무 어려워 상 욕심 없어요
승현이와 절친…같이 뛰고 싶어
수비와 튄공잡기 더 신경 쓸 것” 이유경(이하 이) 신인왕 후보 1순위인데, 욕심은 없어요? 김준일(이하 김) 없어요. 지금 팀 성적이 안 좋은데 신인왕보다는 일단 다음 경기를 잘하고 싶어요. 이 신인왕 경쟁자가 어렸을 때부터 라이벌인 이승현(오리온스) 선수잖아요. 의식 안 되세요? 김 전혀요. 승현이가 잘해서 상 받는 게 부러운 게 아니고 팀이 이기는 게 부러워요. 지금은 빨리 팀이 연패를 끊는 게 중요하죠. 이 데뷔 첫해인데 프로 생활에 힘든 점은 없어요? 김 형들이 워낙 잘해줘서요. 운동도 대학 때처럼 하려고 해요. 다만 프로는 경기 수가 많아서 4라운드쯤 되니까 힘에 부치더라구요. 프로에 와서 몸 관리,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알았죠. 그래도 올스타 브레이크 때 조금 쉬니까 5라운드부터는 괜찮아졌어요. 이 프로에 와서 선배들을 상대해 보니 어때요? 김 연습 경기도 해보고 대표팀에도 있어봤는데 프로에서 상대해보니 확실히 달라요. 오세근(KGC) 선배가 제일 힘들었어요. 힘도 뛰어나고 수비 능력도 좋아서 공격, 수비 다 어려웠어요. 롤 모델은 함지훈(모비스) 선배예요. 골 밑에서 여유있는 모습이나 패스 능력이 뛰어나요. 이 같은 팀에서 뛰어보고 싶지는 않으세요? 김 (이)승현이랑 같이 뛰어보고 싶어요. 이 의외인데. 라이벌이잖아요. 김 밖에서는 라이벌이라고 그러지만 우리끼리는 경쟁 의식이 전혀 없이 정말 친해요. 옛날부터 사적으로도 자주 만나서 술도 마시고 그랬어요. 저는 말이 없는데 승현이가 말이 많아서 잘 맞아요. 대표팀에 같이 있었던 적이 있는데 같이 운동하면서도 잘 맞았어요. 같이 뛰면 재밌을 것 같아요. 이 정말 잘하고 있는데 더 보완하고 싶은 부분도 있나요? 김 감독님이 팀 수비와 튄공잡기를 강조하세요. 저도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제 포지션이 4번이나 5번인데 튄공잡기 개수도 부족한 편이고요. 그 부분에 제일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이 팬들에게 좀 더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나요? 김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 나갔는데 제 덩크가 멋있거나 화려한 스타일이 아니어서 좀 민망했어요. 그동안 항상 농구를 진지하게만 해서 즐기지를 못했는데, 다음 시즌에 여유가 생기면 즐기는 농구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고 싶어요. 용인/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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