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죽어서도 더 큰 울림 남긴 ‘농구 황제’의 스승 딘 스미스

등록 2015-02-10 16:54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킥 /

1967년 흑인 농구 선수 발탁하며 인종 차별의 벽을 깨고
제자들의 미래까지 생각해 운동과 학업 병행 시킨 지도자

조던 “내 멘토이며 선생님이자 제2의 아버지”
오바마 “남부 인종차별 몰아내는 데 기여”
딘 스미스 전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 농구 감독의 영면이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 7일(현지시각) 83살을 일기로 타계한 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제자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추모사는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스미스 감독이 남부의 인종차별을 몰아내는 데 기여하면서 민권운동을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미국프로농구 샬럿 호네츠 구단주인 조던은 “내가 필요로 할 때 항상 그곳에 있었던 코치 이상의 코치였다. 나의 멘토이며 선생님이며 제2의 아버지였다”며 추모했다.

부인과 5명의 자녀 등 가족은 12일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의 교회에서 가족장을 치를 예정인데 많은 팬들의 추모 의향에 대해, 9일 “꽃을 대신해 스미스 감독이 도와 온 자선 단체에 기부해 달라”는 성명을 냈다. ‘딘 스미스 열린 문 기금’이나 ‘사회봉사를 위한 상호 신뢰 회의’ 등에 기부해도 좋지만 각자 편한 대로 주변의 자선단체에 선행을 베풀기를 바랐다. 22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딘 스미스 체육관에서 공식 추모식이 열린다.

1961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농구팀 감독으로 부임해 97년 퇴임한 스미스 감독이 이처럼 사회적 주목을 받는 이유는 코트 안팎 양쪽에서 그가 걸어온 길 때문이다. 1967년 남부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흑인 농구 선수 스미스 스콧을 발탁해 대학 스포츠에서의 인종 차별 풍토에 균열을 냈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편견을 바꾸는 선봉이 됐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농구팀의 별칭 ‘타 힐’(Tar Heels)은 남북전쟁 당시 북군에 대항해 타르에 발목이 빠져도 싸운다는 것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등 전통적으로 흑백차별이 매우 심한 곳이었다.

스미스 감독의 정직한 눈은 1981년 발탁한 마이클 조던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기반이 됐다. 1학년인 조던은 1982년 열린 조지타운대와의 미국대학스포츠(NCAA) 결승전에서 종료 17초전 승리를 결정짓는 슈팅으로 팀이 처음으로 NCAA 정상에 오르는 데 기여한다. 좀체 신입생한테 주전 자리를 주지 않는 스미스 감독이 조던을 해결사로 선택한 게 통했다. 스미스 감독은 조던을 좀더 특별하게 만든 존재다. 유명세를 타면서 자칫 흐트러질까봐 냉정하게 다루면서도,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이미 상대팀한테 노출될 대로 노출된 조던의 부상을 막기 위해 학교를 중퇴시키고 NBA 진출을 하도록 이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스미스는 평소 “너희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소수밖에는 NBA에 진출하지 못한다. 살길을 만들어 놔야 한다”라며 팀 전원이 모두 수업에 들어가 학위를 따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 조던은 아들이 대학 졸업장을 받았으면 하는 어머니의 각별한 뜻에도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나중에 학교로 돌아와 마치지 못한 학기를 채우고 졸업을 한다. 딘 스미스 감독 아래 학생들의 95% 이상은 이렇게 치열하게 학점을 딴 뒤 졸업을 했다.

1982년과 1993년 NCAA에서 우승하고 11번 NCAA 4강에 팀을 진출시켰으며 은퇴 당시 최다승(879승 254패) 감독 영예를 안았던 스미스 감독은 2010년부터 기억 기능에 이상이 오면서 투병 생활을 해왔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팀을 이끌고 있는 로이 윌리엄스 감독은 “코트에서는 가장 위대했고, 코트 밖에서는 더 위대한 감독이 영면했다”고 외신에서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