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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베카, 조국 빙판에서 ‘희망의 댄스’

등록 2015-02-13 19:10수정 2015-02-14 00:48

목동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선수권
김-미노프 조, 아이스댄스 종합 9위
리투아니아서 났지만 한국 국적 고집
올해 국가대표 발탁 평창올림픽 기대
박소연·김해진 쇼트 10·11위에 입상
2009년 2월 김레베카(17)는 리투아니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여자 싱글 주니어 부문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의 국적은 한국이기 때문에 대회 규정상 정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출전 자격도 없었지만 김레베카가 그해 폴란드에서 열린 네슬레컵 주니어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유명세를 떨치자 리투아니아 빙상연맹의 배려로 출전할 수 있었다.

우승을 하고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던 김레베카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나 조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김레베카는 키릴 미노프(22·러시아)와 함께 1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아이스댄스에 출전해 쇼트 댄스와 프리 댄스 합계 120.76점으로 9위에 올랐다. 이번에도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당당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아이스댄스 불모지인 한국에 희망을 심었다.

2012~2013 시즌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선을 보인 김레베카-미노프 조는 그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위에 그쳤지만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는 6위에 오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주니어선수권에 이름을 올린 아시아 선수는 오직 김레베카뿐이었다. 그는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아직 시니어 무대에 적응하는 중이지만 한국 아이스댄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랑프리대회에 두차례 출전해 9위에 올랐고, 볼보컵에서는 동메달을 따는 등 기량이 늘고 있다.

김레베카는 무역업에 종사하던 아버지가 1997년 리투아니아에 정착한 이듬해 그곳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둘 다 한국인이다. 그는 7살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다. 리투아니아를 대표하는 스포츠댄스 선수로 활약하는 두 오빠 김지수(23)와 김희수(22)처럼 김레베카에게도 재능이 있었다. 2009년과 2010년 국제대회인 네슬레컵에서 노비스 부문(13살 이하) 2연패를 차지하며 ‘리투아니아의 김연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리투아니아에 살면서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그에게 보이지 않는 장벽도 많았다. 리투아니아 연맹 소속이 아니라서 대표선발전을 통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물론 연맹의 지원을 받기도 어려웠다.

김레베카에게 2011년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아이스댄스 육성 오디션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전까지 김연아처럼 싱글 스케이터의 꿈을 꿨던 김레베카는 이를 계기로 아이스댄스에 새롭게 도전을 시작했다. 이듬해 러시아에서 미노프라는 ‘환상의 짝꿍’을 만났다. 리투아니아에 살면서도 한국 국적을 지켜왔던 김레베카는 팀을 결성하자마자 미노프에게 한국 대표로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미노프도 흔쾌히 응했다. 미노프는 향후 한국 국적을 취득해 함께 2018 평창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은 두 선수의 국적이 다를 경우 한쪽 국적의 대표로 출전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 모두 해당 국가의 국적이어야 올림픽 출전 자격을 준다.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한 박소연(18·신목고)과 김해진(18·과천고)은 각각 53.47점과 51.41점을 기록해 10위와 11위에 올랐다. 김연아 이후 한국 피겨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두 선수는 국내 팬들 앞에서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상위권 진입을 노렸지만 긴장감 탓에 실수를 범하며 예상보다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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