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폐막…20일부터 플레이오프
16일 막을 내린 2014~2015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에서 남자부는 삼성화재가 4시즌 연속 우승을 확정지었고, 오케이(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2,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이 2, 3위로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시몬, 창단 2년 ‘OK저축’ 2위 견인
센터→라이트 포지션 바꾸고도
서브·속공 1위, 득점·블로킹 2위
김세진 감독 “겸손하고 적극적”
올 시즌 프로배구는 오케이저축은행과 도로공사의 돌풍이 거셌다. 그 중심에는 로버트랜디 시몬(오케이저축은행)과 이효희(도로공사)가 있다. 창단 2년째를 맞는 오케이저축은행은 초반부터 삼성화재를 연파하며 판도를 흔들었다. 송명근·송희채·이민규 등 재능있는 국내 선수들에 결정력 높은 외국인 선수 시몬이 합류하며 잠재력이 극대화됐다.
오케이저축은행이 센터 출신인 시몬을 영입한 것은 모험이었다. 시몬이 세계 최고의 속공 공격수로 평가받지만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높은 국내 배구에서 시몬의 포지션 변경은 불가피했다. 키 206㎝, 몸무게 112㎏의 당당한 체구를 보유한 시몬은 공격의 파괴력은 높지만 팀내 공격 비중이 높아지며 시즌 중반까지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뀐 포지션(라이트)에 적응해야 했고, 블로킹과 속공에도 가담해야 했다. 무릎 부상 위험에 시달렸고, 정비가 안 된 상태에서 펼치는 이단공격에는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시몬이 팀에 녹아들면서 팀워크가 살아났고,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늘어났다. 시몬은 2014~2015 시즌 삼성화재 레오에 이어 득점 2위(1043점)에 올랐고, 서브 1위(세트당 0.57개), 블로킹 2위(세트당 0.74개) 등을 기록하는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특히 자신의 주특기인 속공은 71.90%를 성공해 2위 하현용(LIG손해보험·61.34%)을 크게 앞서고 있다. 김세진 오케이저축은행 감독은 시몬의 품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선수임에도 겸손하고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시몬이 팀에 합류한 뒤 자발적으로 제주도 산악구보 훈련에 참여했던 점은 그의 적극적인 성격을 말해준다. 또 소탈한 성격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과 함께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효희, 도로공사 10년만에 우승 안겨
11시즌 뛰며 4번 ‘우승 제조기’
외국인 니콜과 ‘찰떡호흡’ 뽐내
서남원 감독 “챔프전도 믿는다”
여자부에서는 ‘우승 청부사’ 이효희가 또다시 우승을 몰고 왔다. 그는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리자 34살의 나이임에도 도로공사로 옮기며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섰고, 도로공사를 10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그동안 흥국생명과 기업은행 등에서 우승하는 등 브이(V)리그 11시즌 가운데 4번이나 정규리그 우승 팀의 주전세터였다. 이효희의 초반 출발도 불안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주전세터로 뛰며 한국여자배구에 20년 만에 금메달을 안겼지만 시즌 개막까지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 정작 같은 팀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볼 시간이 부족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당시 치료 겸 재활을 해야 했으며, 새롭게 팀을 옮긴 선수들과 실전을 치르며 호흡을 맞춰야 했다.
그러나 적응기를 지나자 도로공사의 조용한 연승 행진이 이어졌다. 3라운드부터 이효희의 몸이 나아졌고, 선수들과의 팀워크가 살아났다. 함께 트레이드된 센터 정대영 등 백전노장들의 존재는 팀에 안정을 가져왔다. 서남원 감독은 “우리 팀은 노장들이 중심을 잡고 있어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자랑하곤 했다. 외국인 선수 니콜과의 호흡이 살아났고, 이효희의 맞춤형 토스에 데뷔 이후 묻혀 있던 문정원의 기량이 꽃피웠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의 질주는 배구에서 세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은 “일단 서브리시브가 되면 이효희의 손끝에서 모든 공격이 결정된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효희에게 기대하고 있고, 또 잘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 @hani.co.kr
센터→라이트 포지션 바꾸고도
서브·속공 1위, 득점·블로킹 2위
김세진 감독 “겸손하고 적극적”
11시즌 뛰며 4번 ‘우승 제조기’
외국인 니콜과 ‘찰떡호흡’ 뽐내
서남원 감독 “챔프전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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