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바뀌어야 올림픽 출전 가능
옛 스승 “명예회복 기회 줬으면…”
“원칙은 지켜야 한다” 반론도 일어
옛 스승 “명예회복 기회 줬으면…”
“원칙은 지켜야 한다” 반론도 일어
정상의 스타에서 도핑 징계로 추락한 박태환(26)은 한국 스포츠에 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각) 국제수영연맹 도핑위원회는 박태환에게 도핑 책임을 물어 1년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소변 시료 채취일은 지난해 9월3일부터 소급돼 징계는 내년 3월2일 끝난다. 내년 8월에 열리는 2016 리우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은 열린 셈이다. 박태환이 아시아 수영에서 차지하는 비중, 최고의 도핑 전문 변호사를 동원한 적극적인 해명, 대한민국 검찰의 고의성 없음 확인 등이 도핑 청문회 위원들에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2019 광주세계수영대회 유치 등 세계연맹과의 밀접한 관계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도핑에 걸려도 변호사 살 돈이 없거나 협회의 소극성으로 중징계를 받는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확실히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국민 스타에서 도핑 선수로 추락한 박태환이 원래의 순수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을 발굴해 키운 노민상 감독은 “처벌은 국제수영연맹 징계로 끝났다.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면 명예회복의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수영연맹 정부광 부회장도 “박태환이 불굴의 의지로 재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한 후폭풍은 크다. 국제 수상 기록의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항목은 모두 실격으로 처리됐다. 도핑 선수는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5조6항)도 난제다. 물론 2011년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으로 6개월 이상 징계를 받은 선수를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이중처벌로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배영 국가대표 김지현은 의사가 처방해준 감기약을 복용했다가 도핑테스트에서 클렌부테롤 성분이 검출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선수 생활을 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김지현은 이달 입대했다. 대한체육회 쪽은 규정 개정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국가대표 파견 심의를 맡는 경기력향상위원회가 4월 중 구성되면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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