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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10년 모든 영광 물거품 되고 ‘약쟁이’로…” 울먹

등록 2015-03-27 19:17수정 2015-03-27 22:46

도핑 파문 뒤 첫 기자회견 열어
사과문 읽는 동안 중간중간 눈물
“양성 반응 이후 매일매일이 지옥
팬들에게 진작 털어놓지 못해 죄송
올림픽 출전은 지금 말하기 힘들어”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0년 모든 영광이 물거품이 되고 (목소리가 흔들리며) 노력들은 ‘약쟁이’로….” 박태환은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코끝과 눈시울이 벌게진 그는 올림픽 수영 영웅이 아니었다. 정상에 있다가 ‘도핑 쓰나미’를 뒤집어쓴 26살의 나약한 젊은이였다.

박태환이 27일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팬과 국민 앞에 도핑 파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100명이 넘는 취재진을 뚫고 우상윤 변호사와 함께 회견장에 들어온 그는 긴장된 표정으로 사과문을 읽어 나갔다. 박태환은 “평소 웃는 얼굴, 좋은 모습으로만 만나다 불미스러운 일로 만나게 돼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다. 부족한 저에게 한결같이 응원을 해준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태환은 “도핑은 2004년 올림픽 때부터 매일같이 의식하던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도 없었고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었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국가대표 선수로 물의를 일으켜 부끄럽다. 뼈저리게 반성하고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지난해 도핑 양성반응 이후 매일매일이 지옥이었다. 수영 하나만 해왔는데 할 수 없게 됐다고 생각했을 땐 ‘되돌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팬들한테 진작에 털어놓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약쟁이로…”라고 말하는 순간에는 감정이 복받치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박태환은 “주변에서 격려도 해주지만, 어떤 분이 ‘도핑 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하고 말할 때도 울먹였다.

박태환은 “수영연맹과 가족과 논의를 해서 미래를 결정하겠다. 올림픽이나 메달이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돼야 한다. 국민과 팬께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졌다”고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다시 나오자, “기회가 주어진다면 힘든 훈련도 잘 견디고 하겠지만 지금은 반성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박태환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도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들이 있다. 연맹 회장님이나 전무, 수영 관계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박탈로 동료들에게 고통을 준 것도 사과했다. 박태환은 “선관, 규철, 규웅” 등 동료 후배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도핑 양성반응의 원인이 된 지난해 7월 피부클리닉에서의 네비도 주사에 대해서는 “도핑 물질은 안 된다는 말을 여러번 했고, 그럴 때마다 의사는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호르몬제를 맞았다는 사실은 도핑 양성반응이 나오고 난 다음에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영을 하다 보면 얼굴의 피부가 안 좋아진다. 피부관리 때문에 지인을 통해 병원에 다니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3년 12월에도 호르몬 주사를 놓았다고 병원장이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감기에 심하게 걸려 주사를 맞은 적만 있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진료기록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 변호사가 대신 나서서 “재판이 진행중이다.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박태환은 지난 1월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주사했다며 병원장을 고소했고,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원장을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 바로 가기 : [전문] 박태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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