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봄을 후끈 달구는 대학농구 ‘3월의 광란’의 4강팀 감독들이 한데 모였다. 5일(이하 한국시각) 4강전, 6일 결승전까지 작전 구상에 여념이 없을 때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정치적 입장 표명 때문이었다.
<엠에스엔비시> 등 외신은 2일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파이널 포’(Final Four)에 오른 켄터키대, 위스콘신대, 듀크대, 미시간주립대의 남자농구팀 감독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애자 등에 대한 차별 가능성이 있는 인디애나주의 ‘종교자유법’ 통과를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우승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켄터키대의 존 칼리파리, 미국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듀크대의 마이크 슈셉스키, 위스콘신대의 보 라이언, 미시간주립대의 톰 이조 감독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주말 인디애나폴리스 루커스 오일스타디움에서 예정된 4강·결승 싸움을 앞두고 “우리는 인디애나주의 최근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식의 차별도 용납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미국 대학교육의 한 부분인 대학농구는 다양성과 평등, 공정성과 포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자유법에 대한 정치적 반대 의사 표명이다.
미국프로농구 스타 출신의 찰스 바클리는 “4강과 결승 장소를 동성애 차별법이 있는 인디애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디애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미국대학스포츠협회는 종교자유법 통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파이널 포 등 주요 행사를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주의 종교자유법 가운데는 기업이 종교적 신념을 침해한 고객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자칫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이 될 소지가 있어 시민사회나 일부 스포츠 단체, 기업들은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는 “종교자유법이 누구에게도 차별을 위한 면허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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