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울산 모비스)이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원주 동부를 누르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 제공
프로농구 챔프전 MVP로 뽑혀
코트 사령관으로 평균 20득점
코트 사령관으로 평균 20득점
은근히 빛나는 스타랄까. 34살 포인트가드 양동근의 느낌은 이렇다. 챔피언전 3연패의 일등공신으로 최우수선수가 돼도 티를 내지 않는다. 챔피언전에서 3번 최우수선수로 뽑힌 것도 그가 처음이다. 하지만 “동료들이 다 최우수선수다. 내 돈이라도 털어서 트로피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겸손해한다.
4일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4차전 우승으로 4전승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이 승리의 50%였다면, 나머지 50%는 양동근한테 돌아가도 지나치지 않다. 코트 사령관으로 적재적소에 공을 배급하고, 고비 땐 직접 해결사로 나선다. 챔피언전 4차전까지 평균 20득점을 했다. 긴장감이 고조될 때 더 여유로운 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양동근은 “드리블도 패스도 잘 못한다. 잘 뛰어다니고 덜 지치는 몸 하나 타고난 것이 전부”라고 했다.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의 가슴엔 활화산이 타고 있다. 중학 때 주전으로 나서지 못할 때는 “농구를 그만둘까” 생각하기도 했다. 도전의 결실은 2004년 프로농구 드래프트. 한양대 출신의 그는 전체 1순위로 뽑혔다. 그러나 만족하지 않는다. 이동훈 구단 사무국장은 “몸에 조금이라도 해로운 것은 절대 하지 않는다. 재활이나 체력 프로그램에서 제일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관리한 몸으로 코트를 누비면 누구도 당해낼 수가 없다. 양동근은 “지치지 않는 비결은 따로 없고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이유라면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틈만 나면 잔다. 집에서 쉴 때도 잔다. 김승현이나 이상민처럼 천부적인 센스의 포인트가드는 아니다. 그러나 뚝심과 해결 능력에서는 단연 최고다.
왼손 드리블이 약하다고 하면 훈련 때 들입다 왼손 드리블을 한다. 그런 식의 고집이 양동근을 만들었다. 전신인 기아를 포함해 모비스는 총 6번 챔피언 왕좌에 올랐다. 그중 5차례는 양동근이 있었다. 언제까지 그가 모비스에 있을지는 모른다. 양동근은 “1년 계약이 남아 있다. 그날그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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