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동부 감독이 7일 서울 삼성동 선릉에서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결과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영만 동부 감독 인터뷰
감독의 성패는 ‘인간 경영’ 마인드가 가른다. 스타 선수 출신의 결점은 자의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스타로서의 높은 눈높이는 섬세한 감정의 복합체인 팀 경영에서는 마이너스가 되기 쉽다. 그래서 무명 혹은 ‘잡초’형 사령탑들이 승부 세계에서 살아남는 확률이 높다.
김영만(43) 동부 감독은 스타성을 강하게 부정한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5시즌간 평균 20득점으로 기아 시대를 열었고, 97년 챔피언결정전 1~5차전 5경기에서 평균 22점을 넣었다. 하지만 “허재, 강동희, 김유택 선배를 거들었을 뿐”이라며 “스타가 아니다”라고 했다.
취임 1년만에 꼴찌팀을 2위로
“선수들 일대일로 만나 다독여
외국선수 기술보다 인성 중시” 높이농구에 기동력 보강 과제
“포스트 김주성 시대 대비 필요
양동근급 가드 길러내는게 목표” 지난주 끝난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전 전패해 준우승. 7일 만난 김영만 감독은 “저도 승부욕이 있는데 어찌 마음이 편하겠습니까”라며 쓰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내년 시즌 구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동-택 시대의 뒤편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했던 김영만 감독은 귀를 열어 놓는 스타일이다. “제가 뭐 알겠습니까. 경기 비디오 계속 돌려보고, 선배 농구인들한테 계속 물어봅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상대 유재학 감독의 심리전까지 눈여겨봤다. 이렇게 취임 1년 된 초보감독은 2012~2013 시즌 7위, 2013~2014 시즌 10위의 팀을 올 시즌 정규 2위와 챔피언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골밑 요원 이승준이 부상으로 아예 시즌을 접은 상황에서 ‘동부산성’의 높이를 살려낸 점이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초 강동희 감독의 불명예 퇴진으로 동부는 출렁댔다. 김 감독은 “직전 두 시즌 팀 최대의 문제는 ‘해도 안 돼’라는 식의 패배의식이었다. 그걸 깨기 위해 선수들을 일대일로 만나며 다독였다”고 했다. 맏형 김주성과 윤호영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 색깔인 높이를 복구할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앤서니 리처드슨도 잘 따라줬다. 김 감독은 “선수는 기술보다는 인성이 중요합니다. 외국인 선수도 그런 식으로 뽑았다”고 했다. 선수 시절 그는 슛만 쏘지 않았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그의 수비에 상대 공격수들은 힘겨워했다. 그는 비결을 “대적할 선수의 비디오를 보면서 그의 습관을 연구하는 데 있었다”고 했다. 이런 감독 밑에서 동부는 올 시즌 수비력 1위(경기당 실점 69.1점)를 이뤘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는 수비 농구가 아니다. 그는 “수비는 기본일 뿐이다. 탄탄한 수비가 있어야 빠르게 공을 전개시킬 수 있는 속공이 가능하고,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주성 중심의 전통적인 팀에서 기동력을 보강하는 새로운 팀으로의 전환도 주된 과제다. 김 감독은 “김주성의 출전 시간을 줄이면서 윤호영이나 젊은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도록 출전 시간을 배분할 생각”이라고 했다. 새내기 급에 속하는 두경민, 허웅을 “양동근 급”으로 만드는 것도 목표다. 김종범, 안재욱, 박병우, 한정원 등도 ‘포스트 김주성 시대’에 대비해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 감독은 “프로는 아마추어 농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외국인 선수까지 상대하면서 연간 54경기 이상을 뛰기 위해서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돌아오는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규정이 바뀌어 1m93 이하 선수도 한 명을 뽑아야 한다. 또 2, 4쿼터에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뛴다. 따라서 팀 패턴 훈련이 더 복잡해지는 등 판단할 거리가 많이 늘어난다. 김 감독은 “곧 미국이나 필리핀 등을 돌아다니면서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지도자로 중앙대 시절의 정봉섭 체육부장과 강동희 전 감독을 꼽았다. 그는 “정 체육부장은 농구에 눈을 뜨게 해주었고, 강동희 감독한테서는 순간순간의 임기응변 능력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챔피언전 2차전 2쿼터까지 앞서가다가 3쿼터 초반 모비스한테 내리 11점을 내줘 역전당할 때 왜 작전타임을 불지 않았냐고 묻자, “타임을 불러도 감독관이 지나쳐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다음 시즌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겠냐는 질문에 “아예 뒤집히는 일 없이 3·4쿼터에 더 득점력이 높은 팀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선수들 일대일로 만나 다독여
외국선수 기술보다 인성 중시” 높이농구에 기동력 보강 과제
“포스트 김주성 시대 대비 필요
양동근급 가드 길러내는게 목표” 지난주 끝난 2014~20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비스에 4전 전패해 준우승. 7일 만난 김영만 감독은 “저도 승부욕이 있는데 어찌 마음이 편하겠습니까”라며 쓰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내년 시즌 구상을 위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동-택 시대의 뒤편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했던 김영만 감독은 귀를 열어 놓는 스타일이다. “제가 뭐 알겠습니까. 경기 비디오 계속 돌려보고, 선배 농구인들한테 계속 물어봅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상대 유재학 감독의 심리전까지 눈여겨봤다. 이렇게 취임 1년 된 초보감독은 2012~2013 시즌 7위, 2013~2014 시즌 10위의 팀을 올 시즌 정규 2위와 챔피언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골밑 요원 이승준이 부상으로 아예 시즌을 접은 상황에서 ‘동부산성’의 높이를 살려낸 점이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초 강동희 감독의 불명예 퇴진으로 동부는 출렁댔다. 김 감독은 “직전 두 시즌 팀 최대의 문제는 ‘해도 안 돼’라는 식의 패배의식이었다. 그걸 깨기 위해 선수들을 일대일로 만나며 다독였다”고 했다. 맏형 김주성과 윤호영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 색깔인 높이를 복구할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과 앤서니 리처드슨도 잘 따라줬다. 김 감독은 “선수는 기술보다는 인성이 중요합니다. 외국인 선수도 그런 식으로 뽑았다”고 했다. 선수 시절 그는 슛만 쏘지 않았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그의 수비에 상대 공격수들은 힘겨워했다. 그는 비결을 “대적할 선수의 비디오를 보면서 그의 습관을 연구하는 데 있었다”고 했다. 이런 감독 밑에서 동부는 올 시즌 수비력 1위(경기당 실점 69.1점)를 이뤘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는 수비 농구가 아니다. 그는 “수비는 기본일 뿐이다. 탄탄한 수비가 있어야 빠르게 공을 전개시킬 수 있는 속공이 가능하고, 재미있는 농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주성 중심의 전통적인 팀에서 기동력을 보강하는 새로운 팀으로의 전환도 주된 과제다. 김 감독은 “김주성의 출전 시간을 줄이면서 윤호영이나 젊은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도록 출전 시간을 배분할 생각”이라고 했다. 새내기 급에 속하는 두경민, 허웅을 “양동근 급”으로 만드는 것도 목표다. 김종범, 안재욱, 박병우, 한정원 등도 ‘포스트 김주성 시대’에 대비해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김 감독은 “프로는 아마추어 농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외국인 선수까지 상대하면서 연간 54경기 이상을 뛰기 위해서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돌아오는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규정이 바뀌어 1m93 이하 선수도 한 명을 뽑아야 한다. 또 2, 4쿼터에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뛴다. 따라서 팀 패턴 훈련이 더 복잡해지는 등 판단할 거리가 많이 늘어난다. 김 감독은 “곧 미국이나 필리핀 등을 돌아다니면서 외국인 선수들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지도자로 중앙대 시절의 정봉섭 체육부장과 강동희 전 감독을 꼽았다. 그는 “정 체육부장은 농구에 눈을 뜨게 해주었고, 강동희 감독한테서는 순간순간의 임기응변 능력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챔피언전 2차전 2쿼터까지 앞서가다가 3쿼터 초반 모비스한테 내리 11점을 내줘 역전당할 때 왜 작전타임을 불지 않았냐고 묻자, “타임을 불러도 감독관이 지나쳐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다음 시즌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겠냐는 질문에 “아예 뒤집히는 일 없이 3·4쿼터에 더 득점력이 높은 팀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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