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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엔 15kg 곤봉도 못 들던 주성이, 115㎏ 역기를 번쩍!

등록 2015-05-20 16:28수정 2015-05-20 18:47

제9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한 임주성(15·광주 유덕중)군이 지난 19일 오후 역도 데드리프트 종목에서 115㎏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제9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한 임주성(15·광주 유덕중)군이 지난 19일 오후 역도 데드리프트 종목에서 115㎏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지적장애 2급’ 15살 임주성군, 한국신기록 3개 세우며 3관왕
신체발달뿐 아니라 밝은 표정과 자신감까지 가져다준 역도
남몰래 흘린 구슬땀, 역기가 아닌 짊어진 세상을 들어올린다
“무거운 거 드는 건 자신있어요.”

지적장애 2급인 임주성(15)은 몸무게가 50㎏이 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지난 19일 오후 제주 구좌체육관에서 열린 제9회 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서 제 몸무게의 두 배도 넘는 115㎏ 역기에 도전했다. 이미 2차 시기에 108㎏ 역기를 들어올려 한국신기록(기존 101㎏)과 금메달을 확정한 주성이의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뿐이었다. 굳은 얼굴로 심호흡을 하더니 단번에 역기를 허벅지까지 들어올렸다. 성공이었다. 금메달 3개를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장애인 역도 경기는 비장애인들의 역도와는 조금 다르다. 비장애인들의 역도는 역기를 한 번에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인상’ 종목과 가슴 위로 역기를 올린 뒤 다음 동작으로 머리 위로 올리는 ‘용상’ 종목으로 나뉜다. 장애인들의 역도는 장애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지적장애인의 경우엔 역기를 목덜미에 메고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스쾃’과 선 자세에서 몸을 굽혀 역기를 잡고 상체를 일으켜 몸을 쭉 펴는 ‘데드리프트’ 종목으로 나뉜다. 절단이나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경우엔 누워서 역기를 드는 ‘벤치프레스’로 경기를 치른다.

주성이는 이날 스쾃 97㎏, 데드리프트 115㎏, 종합 212㎏으로 모두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3관왕이 됐다. 우승 소감을 묻자 환하게 웃으며 “좋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그를 지도하는 광주장애인체육회의 정주환 코치는 “주성이가 평소에 감정 표현이 별로 없지만, 오늘은 진짜 기쁜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중등부 2연패를 달성한 주성이는 3년 전 역도를 처음 시작할 땐 15㎏ 곤봉조차 들지 못하는 아이였다. 몸의 비대칭이 심해서 똑바로 걷거나 뛰지도 못했다. 정 코치는 “자세가 구부정하고 바르지 못해 몸이 비대칭적으로 발달했다. 왼쪽 팔다리의 근육량이 오른쪽에 비해 현저히 적었고, 앞으로 뛰라고 하면 몸이 오른쪽으로 기울었다”고 설명했다. 주성이의 몸은 역도를 하면서 자연스레 균형을 찾았다.

표정도 밝아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정 코치는 “광주월드컵경기장 안 헬스장은 여러 비장애인 운동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곳이다. 그들이 처음엔 우리 주성이를 보고 ‘저런 애도 운동하네’라고 깔보는 눈치였지만, 주성이가 역기를 들고 나선 다들 깜짝 놀란다. 지금은 거기서 형들과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제주/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제9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한 임주성(15·광주 유덕중)군이 지난 19일 오후 역도 스퀏 종목에서 96㎏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제9회 전국장애인학생체육대회에 출전한 임주성(15·광주 유덕중)군이 지난 19일 오후 역도 스퀏 종목에서 96㎏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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