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 하자”…선수·감독·심판에 ‘검은 손’
한해 불법 스포츠도박 규모 17조
해외에 서버 둔 베팅업체 수두룩
한해 불법 스포츠도박 규모 17조
해외에 서버 둔 베팅업체 수두룩
전창진 인삼공사 감독의 사설 스포츠 도박 연루설로 농구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건의 실체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명장으로 꼽히는 감독의 이름이 불미스런 일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농구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을 걱정하고 있다.
2년 전인 2013년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으로 타격을 받았던 케이비엘(KBL)은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최종 수사 결과를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지켜볼 예정이다. 만일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하고 강력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 대상 불법 도박이 끊이지 않은 것은 온라인 사이트에 개설된 불법 시장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13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표한 불법 도박 실태조사를 보면 2012년 우리나라의 불법 도박 총규모는 75조1474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설 경마·경륜·경정(9조9250억원)과 사설 스포츠토토(7조6103억원) 등 스포츠 불법 도박 규모는 17조원이 된다. 사감위의 감독 아래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스포츠토토·소싸움 등 7개 사행산업의 2012년 매출액(19조4612억원)에 거의 육박한다.
이번에 경찰에 구속된 사람들은 프로농구 종목을 대상으로 불법 베팅을 했다.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베팅업체들은 대상 스포츠 종목에 최고 300만~400만원의 내기 한도를 정해놓고 승패나 최종 점수차, 쿼터별 점수차 등 항목을 정해놓고 배당을 한다. 승부 조작 등 경기 정보를 알 경우 배당액이 커질 수 있다.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이 스포츠 선수나 감독, 심판 등에게 접근하는 이유다. 필요에 따라서는 감독과의 친분을 자랑하는 경우도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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