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이 지난 4일 광주 광산구 산정동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종목에 출전해 다리에 두른 테이프를 매만지고 있다. 이날 부상을 당한 양학선은 잔여 경기 출전을 포기했다. 광주/연합뉴스
양학선, 허벅지 다쳐 중도하차
팔근육 위주 링종목 출전 투혼
단체전 팀내 최고성적 힘 보태
의료진 “6주 이상 안정·재활 필요”
팔근육 위주 링종목 출전 투혼
단체전 팀내 최고성적 힘 보태
의료진 “6주 이상 안정·재활 필요”
고향에서 열린 대회라 너무 긴장한 탓일까.
세계적인 체조 스타 양학선(23)이 2015 광주여름유니버시아드 도마에서 금빛 도약을 하기도 전에 허벅지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임재영 체조 대표팀 감독은 5일 “본인은 주사를 맞고 뛰겠다고 했지만 선수 보호가 먼저다. 10월 세계대회와 내년 리우올림픽을 위해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학선이 빠진 한국대표팀은 이날 단체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양학선은 전날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마루 경기 도중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으로 기권했다. 달릴 때 느끼는 통증을 참기 힘들었다. 그러나 팔 근육을 주로 쓰는 링 종목에 나와서는 팀내 최고 성적(14.6점·11위)을 기록하며 맏형 구실을 했다. 한국은 첫날 세 종목(마루, 안마, 링)에 5명이 출전해, 종목별 상위 3명의 점수를 합산한 중간 집계에서 2위까지 올랐다.
허벅지 뒤쪽의 햄스트링 파열은 육상 선수나 달리다가 순간적으로 도약해야 하는 체조 선수한테 잘 찾아온다. 순간적인 가속을 붙여야 하는 축구 선수들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다. 하체를 끌어올리는 힘의 원천 부위다. 양학선의 경우 ‘양1’, ‘양2’ 등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 5초 안에 25m를 주파하며 끊임없이 도약 훈련을 하면서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도 양학선은 허벅지 통증으로 은메달에 그쳤다. 이후 꾸준한 재활을 거쳐 회복을 했고, 3일 대회 개막식에는 성화의 최종 점화자로 나서기도 했다. 애초 양학선은 부상을 염려해 “기술에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했다. 4일 경기 뒤에는 “이를 악물고 뛰겠다”며 적극적으로 출전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의료진은 일단 6주 이상의 안정과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리우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10월 세계대회에 정상적인 몸 상태로 출전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재활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충식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은 “한번 다친 데라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 긴장을 하면 근육이 수축되는데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여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열린 세 종목(도마, 평행봉, 철봉) 가운데 양학선이 뛰기로 한 도마에는 조영광(22), 평행봉에는 이준호(20)가 나갔다. 박민수(21)와 이혁중(23)을 포함한 대표팀 5인은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는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박민수는 전 종목을 고루 소화할 수 있고, 국제무대에 처음 나선 신예 이준호도 첫날 마루에서 팀내 최고 성적(14.6점·10위)을 올렸다. 이날 양학선 없이 세 종목을 소화한 선수들의 도마(44.200점)-평행봉(44.300점)-철봉(43.050점) 총점은 131.55점이었다. 한국은 전날 세 종목 합계(127.000)를 더한 단체전 최종 점수 258.550점으로 일본(266.000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258.125점)가 단체전 동메달을 차지했다. 양학선은 “응원해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고, 주장 역할을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다음엔 부상으로 불참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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