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영씨. 사진 김창금 기자
‘선수촌 해결사’ 국제담당 문진영씨
“광주광역시가 이번 기회에 국제도시로 도약했으면 좋겠어요.”
8일 광주유니버시아드 선수촌에서 만난 문진영(47·사진) 국제담당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1만명 이상의 각국 선수단이 모인 선수촌은 작은 도시와 다름없다. 지난달 26일부터 매일 밤 열리는 140여개 나라 단장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가장 큰 일이다. 물자와 인력의 원활한 수송부터 숙식과 통신까지 세세한 부분에 대한 민원이 쏟아진다. 그러면 일일이 접수해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해소를 하거나, 무리하다고 생각될 때는 현장에서 기각시켜야 한다.
국제업무는 이해관계의 조정이 가장 큰 일이다. 지난 3년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에서 그의 주 업무도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의 갈등 조정이었다. 국제연맹은 좀더 많은 것을 해주기를 바라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조직위는 논리를 개발해서 그들의 요구를 최소화시켰다. 그러면서 협상술에 대해 많은 것을 터득했다. 그는 “상대방의 얘기를 최대한 잘 들어주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법이 생긴다. 열정과 진지함이 있으면 상대방도 이해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서 큰 행사를 준비하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 그는 “공무원 조직과 달리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는 곳이 조직위다. 무슨 일이 생기면 대부분 처음이기 때문에 발로 뛰면서 해결법을 찾았다”고 했다.
2년 전 카잔유니버시아드대회 관계자들로부터 경험을 전수받는 3일간의 교육은 힘들었던 기억 중 하나다. 이제는 다음 개최지인 대만에 노하우를 물려줄 자신이 있다. 국제행사 경험이 광주시 복귀 뒤 행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1만여 자원봉사자가 결합해 만든 유니버시아드는 큰 자산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광주가 활기차고 행복한 도시로 세계인에게 각인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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