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간판 김국영(24·광주광역시청)이 9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광주여름유니버시아드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16으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10년 6월7일 전국
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한 10초23을 0.07초 앞당긴 것이다. 김국영은 결승에서는 10초31로 6위에 그쳤다. 금메달은 유니버시아드 남자 100m 사상 최초로 9초대 기록(9초97)을 세운 애카니 심바인(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돌아갔다. 광주/연합뉴스
광주유니버시아드
100m 0.1초는 마라톤 10분과 같아
결승선 10초31로 6위 그쳐 아쉬움
세계육상·리우올림픽 출전권 획득
지난해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 좌절
선수 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시기
광주 육상부 옮기면서 전환점 마련
100m 0.1초는 마라톤 10분과 같아
결승선 10초31로 6위 그쳐 아쉬움
세계육상·리우올림픽 출전권 획득
지난해 아시안게임 결승 진출 좌절
선수 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시기
광주 육상부 옮기면서 전환점 마련
“0.1초 당기는 것은 마라톤에서 10분을 당긴 것과 같다.”
한국 육상 단거리 간판 김국영(24·광주광역시청)이 9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여름유니버시아드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16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을 본 육상 관계자의 말이다. 2010년 31년 된 서말구의 한국기록(10초34)을 깨 10초23대 시대를 연 김국영은 5년 만에 10초16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결승에서 10초31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김국영은 “당장 9초대 진입을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 10초00대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이날 오후 5시 최상의 몸상태로 준결승 5번 레인에 나섰다. 출발 반응속도는 0.147초로 비교적 빨랐고, 출발 뒤 가속에 이어 중후반부 속력 유지까지 완벽한 달리기를 했다. 통통 튀며 탄력을 유지하면서 치고 나오는 게 거침이 없었다. 섭씨 30도의 더운 날씨에 77%의 습도, 뒷바람은 1.8m/초였다. 뒷바람이 2.0m/초를 넘기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기록이 된다.
김국영은 오후 6시45분에 열린 결승에서는 6위를 차지해 메달은 따지 못했다. 출발 반응속도는 0.130으로 가장 빨랐지만 중반부 이후 지구력 부족으로 스피드 경쟁에서 밀렸다. 심재용 광주광역시 육상부 감독은 “준결승 뒤 휴식시간이 세계대회에 비해 너무 짧았다. 외국인 선수들보다는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이 아직은 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결승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카니 심비네(9초97)가 유니버시아드 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김국영은 “결승에서 메달까지 땄다면 최고의 날이 됐을 것이다. 더 노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2010년 한국기록을 새로 썼지만 이후 부담감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좌절이 컸다. 그는 “아시안게임 때 선수생활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다.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보고 훈련법을 돌아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심재용 감독의 광주광역시 육상부로 옮긴 것은 전환점이었다. 김국영은 “새로운 팀으로 오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경기에 임하는 생각이다. 연습이나 실전 때 절대로 불안해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단거리 훈련에만 집중해왔던 것과 달리 중거리 훈련도 강화했다. 김국영은 “1월부터 훈련하면서 유니버시아드를 목표로 촘촘하게 계획표를 짜 훈련했던 게 주효한 것 같다”고 했다.
10초16의 기록으로 8월 중국 베이징 세계육상대회와 2016 리우올림픽 본선진출권을 딴 것은 덤이다. 역대 국내 선수 가운데 두 대회 출전 자격을 딴 선수는 없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 때 김국영이 100m 예선에 나갔던 것은 개최국에 준 와일드카드였다. 김국영이 아직 육상선수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7~28살보다 나이가 3~4살 적은 것도 희망적이다. 심재용 감독도 “스피드 훈련을 많이 하지 않은 것에 비해 속도가 잘 나왔다. 앞으로 스피드 훈련을 보강하면 더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국영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뛸 때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겁없이 들이댈 것이다. 은퇴하기 전까지는 반드시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육상 남자 100m 한국신기록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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