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의 둘째 아들인 연세대 허훈(오른쪽)이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아마 최강전, 모비스 상대 23점
동부 소속 형 허웅 뒤이어 스타 예약
동부 소속 형 허웅 뒤이어 스타 예약
“아버지를 꼭 빼닮았다. 말투까지….”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연세대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는 지난 시즌 정규·챔피언전 우승팀인 모비스의 승리(79-78)로 끝났다. 하지만 팬들의 관심은 연세대 1학년인 허훈(20)한테 쏠렸다. 프로농구의 전설인 허재의 둘째 아들 허훈은 이날 23득점으로 팀 내 최다골을 올렸고, 8개의 튄공과 7개의 도움주기로 각 부문에서 맹활약했다. 농구 관계자는 “드리블이나 돌파, 외곽슛 등 모든 부분에서 도드라졌다. 농구 디엔에이(DNA)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허훈의 형인 허웅은 현재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주전 가드로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아 두 아들이 한국 농구에서 주목할 만한 위치를 차지한 셈이다.
허훈은 정통 포인트가드다. 팀의 공격을 이끄는 코트의 사령관이다. 형인 허웅이 슈팅가드로 슛 부문에 좀더 강점을 보인다면, 허훈은 은퇴한 강동희나 김승현처럼 현란한 패스를 배급하며 경기 리듬을 조정하는 지휘자 격이다. 이날 상대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우수 선수인 모비스의 양동근. 하지만 허훈은 대선배 양동근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쳤다. 농구 관계자들은 “성격이나 말투도 아버지처럼 거리낌없는 스타일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훈은 이날 2개의 3점슛을 시도해 모두 꽂아 넣었고, 야투와 자유투의 성공률도 높았다. 허훈의 힘으로 연세대는 2쿼터까지 48-33으로 크게 앞섰고, 3쿼터 초반에는 정성호의 3점슛과 허훈의 2득점으로 53-33, 20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모비스가 3쿼터에 58-61까지 추격했고, 4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터진 양동근의 골밑슛으로 79-78로 뒤집었다. 양동근은 12점, 9도움, 5튄공으로 저력을 발휘했다.
이틀 전 에스케이와의 경기에서도 25점을 기록한 허훈은 “프로 선배들과 부딪히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아버지의 명성을 의식하기보다는 내가 할 것을 하면서 앞으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은 “아직 아버지의 현역 시절을 따라가려면 멀었다. 노력 여하에 따라 훌륭한 선수로 커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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