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200m, 400m 계주 석권, 통산 3개 세계대회 3관왕. 베이징 대회는 ‘단거리 황제’를 위한 무대였다.
<비비시>(BBC)가 최근 분석한 우사인 볼트의 질주 비법을 보면 내년 리우올림픽도 볼트의 앞마당이 될 것 같다. 주법, 체격, 체질에서 비교가 불가하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100m를 주파하는 데 필요한 발걸음은 50~55개다. 엘리트 선수들은 이보다 적은 45개다. 그런데 볼트는 이들보다 3~4개 적은 41번의 스텝으로 달린다. 195㎝의 큰 키 때문에 공기저항을 많이 받지만 폭발적인 근섬유 탄력으로 악조건을 헤쳐나간다. 초반 스타트는 느리지만 정점의 속도에 오르면 남들보다 긴 보폭이 보검이 된다. 비비시는 “엘리트 선수들은 주파 시간의 60%를 체공 상태에 있다. 볼트의 경우 매 스텝 접지 시간이 0.08초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0.12초보다 짧다”고 했다. ‘날아서 간다’는 것이 빈말이 아니다. 볼트는 이번 베이징 대회 100m(9.79초) 경쟁에서 초속 0.5m의 뒷바람, 2009년 100m 세계기록 작성(9.58초) 땐 초속 0.9m 뒷바람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초속 2m 미만까지는 기록으로 인정돼 추가 단축이 가능하다. 비비시는 “훈련이 기록 향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선수는 타고나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
네덜란드의 다프너 스히퍼르스(23)는 여자 200m에서 우승해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자메이카와 미국을 따돌린 스히퍼르스는 100m에서도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에 0.05초 뒤진 10초81로 은메달을 땄다. 역대 단거리에서 단 한번도 메달을 따지 못한 네덜란드 출신의 백인이어서 눈길을 끈다. 에티오피아의 겐제베 디바바(24)도 1500m 금, 5000m 동메달로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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