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구장)이 15일 완공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이날 행사의 하나로 서울대 야구부와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의 시범경기가 열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국내 첫 돔구장, 고척돔 가보니
천장까지 도쿄돔보다 5m 더 높고
홈에서 중간담장까지 122m 달해
‘홈런공장’ 홈팀 넥센 신경 쓰일듯
지하에 수영장, 밖엔 축구·농구장
문화공연·전시장 활용도 가능
협소한 주차장·교통체증은 숙제
천장까지 도쿄돔보다 5m 더 높고
홈에서 중간담장까지 122m 달해
‘홈런공장’ 홈팀 넥센 신경 쓰일듯
지하에 수영장, 밖엔 축구·농구장
문화공연·전시장 활용도 가능
협소한 주차장·교통체증은 숙제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15일 처음으로 내부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기자단을 초청해 내부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고인성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1965년 세계 최초 돔구장인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애스트로돔이 문을 열었고, 일본도 1988년에 도쿄돔을 만들었는데, 우리도 이제야 돔구장을 가지게 됐다. 이 돔구장이 서울 서남권의 랜드마크이자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척돔 건설은 2007년 철거된 동대문운동장의 대체시설로 시작된 사업이었다. 처음엔 돔구장도, 프로야구팀을 위한 경기장도 아니었다. 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세계야구클래식(WBC) 준우승 등으로 야구 열풍이 불자, 우리나라에도 프로야구팀을 위한 돔구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졌다. 하프돔으로 지으려다가 전면돔 형태로 바뀌면서 사업비가 1948억원까지 치솟았고, 다소 협소한 연면적 8만3476㎡에 프로팀을 위한 경기장을 지으려다 보니 외야 양끝에 객석을 넣지 못하고 불펜을 지하에 놓는 등 다소 변칙적인 설계를 했다. 외야에 객석을 제대로 넣지 못하다 보니, 전체 1만8076석 가운데 5314석만이 외야에 있다. 불펜에서 더그아웃까지 올라가려면 총 26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고척돔은 지난해 개장한 광주 챔피언스필드(994억원)보다 두배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다. 설계가 변경되면서 비용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최첨단 시설과 장비들이 도입되기도 했다. 천장에는 투명 차음막으로 시공해 소음을 차단하면서도 채광이 잘된다. 낮에는 조명을 켜지 않아도 될 만큼 밝다. 총 8726개의 조명은 전력 절감 효과가 있는 엘이디(LED)로 설치했고, 관객 안전장비인 그물망은 기존 3㎜보다 얇은 1㎜ 두께의 고강도 섬유를 썼다. 마치 그물망이 보이지 않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경기장이 생생하게 보인다.
단점은 주차 공간과 교통이다. 경기장 지하 1층에 마련된 주차장은 단 500대만을 수용할 수 있다. 경기장을 끼고 있는 도로는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 구간인 경인로와 서부간선도로다. 자가용으로 경기장을 방문하려면 교통 체증과 주차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대중교통 여건은 괜찮은 편이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고척돔에 닿는다. 서울 서남권에 위치한 구일역은 북쪽인 서울시청역에서 23분, 서쪽인 부천역에서 15분, 남쪽인 광명역에서 15분 정도 걸린다.
이날 개장 행사로 여자야구 국가대표팀과 이광환 감독이 이끄는 서울대 야구부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여자야구 대표팀의 김주현 감독은 “토양 재질과 조명이 새로워 걱정됐는데, 훈련해보니 공이 일정하게 튀고 뜬공을 잡을 때도 조명이 방해되지 않는다고 선수들이 전했다. 확실히 실외 경기장보단 집중이 잘된다. 수비하기엔 최고의 경기장”이라고 말했다.
야구 경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경기장의 크기다. 고척돔은 홈에서 좌우 담장까지의 길이가 99m, 가운데 담장까지가 122m로 목동야구장보다 넓다. 담장의 높이도 목동보다 2m 높은 4m다. 홈런포를 앞세웠던 넥센이 이 구장을 사용하게 되면 수비력과 타격의 정확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넥센은 서울시와 운영권 비용과 기간을 놓고 협상 중이다.
고척돔은 비시즌에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개장 기념행사로 10월10일엔 대중가수 엑소의 콘서트도 예정되어 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더그아웃에서 26계단 아래에 있는 지하 불펜.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무려 15㎝에 이르는 두꺼운 외야 안전펜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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