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인 한나래가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열린 2015 여자프로테니스(WTA)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세계 32위 강호 슬론 스티븐스(미국)를 상대로 보기 드문 양손 포핸드스트로크를 구사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왼손잡이인 한나래(23·인천시청)는 백핸드스트로크는 물론, 포핸드스트로크까지 양손으로 치는 독특한 테니스 선수다. 인천 간석초등학교 3년 때 처음 테니스를 시작했는데, 손이 너무 작아 한 손으로 라켓을 잡을 수 없어서 두 손으로 포핸드와 백핸드를 배웠다. 그것이 굳어져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양손으로 친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포핸드를 양손으로 치는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국가대표인 그는 현재 장수정(20·세계랭킹 209위·사랑모아병원)에 이어 국내 랭킹 2위다.
그런 한나래가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열린 2015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총상금 50만달러) 단식 1회전에서 세계랭킹 32위인 강호 슬론 스티븐스(22·미국)를 맞아 지난해에 이어 2회전 진출을 노렸으나 0-2(1:6/1:6)로 지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 선수들은 한명도 이번 코리아오픈 2회전에 오르지 못했다. 전날 장수정은 모나 바르텔(47위·독일)에게 0-2(0:6/6:7<2>)로 졌다.
경기 뒤 한나래는 “상대는 한방이 있었다”며 “잘하고 싶은 마음에 힘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에러가 많이 나왔다”고 패인을 털어놨다. 그는 “스티븐스의 서브는 세긴 한데 받을 만했다. 서킷대회나 챌린저대회 같은 대회에서만 경기를 치르다 보니, 정규투어에서 뛰는 스티븐스 같은 공을 받아보지 못해 힘들었다”고 했다. 한나래는 세계랭킹 268위로 이번 대회에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스티븐스는 경기 뒤 “양손으로 포핸드도 치고 백핸드도 치는 선수는 그동안 만나본 적이 없다.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스티븐스는 2013년 1월 호주오픈 여자단식 8강전에서 세계 1위 서리나 윌리엄스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고, 그해 10월에는 세계랭킹 1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