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로스엔젤레스(LA) 올림픽 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30년간 발품을 팔았습니다. 모두 자식들 같죠.”
윤강로(59)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 원장이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강릉시와 ‘올림픽 소장품 기증’ 협약을 맺었다.
그는 자택 개인박물관에 보관중인 주화·성화봉·메달·우표·열쇠고리·배지 등 3만여 점을 곧 강릉시로 무상 인계하기로 했다. 강릉시는 내년쯤 건립될 올림픽홍보관에 기증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올림픽에 갈 때마다 하나, 둘 모은 기념품이다. 고 민관식 장관이 달라고 해도 주지 않고 챙겼다. 이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의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88서울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를 시작으로 한국올림픽위원회(KOC) 국제사무차장, 2008년 베이징올림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위원, 2010년 및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을 지낸 국제통이다. 풍부한 인맥이 가장 큰 자산이다.
그는 “올림픽 때마다 다양한 모임의 대표나 통역으로 만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받은 가방이나 기념품을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기념품을 보관하기는 너무 힘들었다. 일일이 닦고, 분류하고, 비닐에 넣어 두어야 했다. 그 정성이 쌓여 ‘작은 올림픽 역사 박물관’을 꾸밀 정도가 된 것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최명희 강릉시장은 “올림픽 때마다 기념품을 모은 마음과 열정이 놀랍고, 무상기증에 감사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도 대회 유산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원장은 “전 세계 올림픽 개최 도시를 가봐도 개인이 모은 소장품을 전시한 곳은 보지 못했다. 이들 소장품이 전시되면 올림픽 역사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평창올림픽 홍보도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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