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헤인즈, 가냘프지만 강하다

1m99, 86㎏의 농구 선수는 거구들 사이에선 갈대다. 하지만 탁월한 농구 지능은 날렵함을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살려낸다. 오리온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6)는 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화제다.

13일 프로농구 1라운드 최우수선수로 뽑힌 헤인즈는 득점기계. 11경기를 치른 현재 경기당 평균 27점으로 득점 전체 1위다. 철저한 실리파로 3점슛은 단 한 차례도 시도하지 않고 2점슛과 자유투로 점수를 올렸다. 2점슛 성공룔(59.69%)과 자유투 적중률(80%)은 정상급. 확률높은 농구를 펼치는 헤인즈의 수훈으로 추일승 감독의 오리온스는 1위(10승1패)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년간 정규리그 3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던 오리온이 올 시즌 정상을 노리는 배경에는 헤인즈가 있다.

헤인즈의 장점은 영리함. 김태훈 오리온스 운영홍보 부장은 “농구판에서 소문난 센스쟁이다. 코트 시야가 좋고 흐름을 읽으면서 경기를 한다. 상대방으로서는 얄미울 정도로 잘하는 선수”라고 했다. 가로채기 1위(경기당 2개)나 튄공잡기 4위(9.5개), 도움주기 3위(4개)는 만능선수의 방증이다.

추일승 감독의 실속 농구도 헤인즈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팀에 정통 센터는 없지만 문태종, 이승현과 상무에서 복귀할 예정인 최진수 등 포워드 요원이 역할을 분담해 점수를 낸다. 특히 헤인즈는 상대 수비 2명을 유인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거나, 동료의 도움으로 열린 빈 공간을 파고드는 데 귀재다. 8시즌 동안 국내 무대에서 각광받는 만큼 실력과 인성을 검증받았다. 김태훈 부장은 “동료들과의 팀워크를 맞추는 모습을 보면 진짜 프로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헤인즈는 프로농구의 기록 제조기다. 정규 통산 361경기 출장으로 외국인 최다 기록을 매번 경신하고 있다. 통산 6896득점으로 과거 조니 맥도웰의 7077점 고지에 181점차로 다가섰다. 산술적으로 7경기를 치르면 새 기록을 세운다. 김태훈 부장은 “나이가 들어도 실력이 줄지 않고 꾸준하게 해결을 해준다. 고립된 플레이어가 아니라 동료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뛰어난 두뇌 플레이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