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따 떼어낸 엘지(LG), 답은 김종규한테 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하위권에 처진 엘지가 김종규(24·2m7) 효과를 서서히 보고 있다. 엘지는 최하위(4승10패)로 몰렸지만, 9월26일부터 10월13일까지 이어진 시즌 7연패의 급락세에서는 탈출했다. 대표팀에서 김종규가 돌아온 뒤 얘기다. 이후 최근 케이씨씨(KCC)와 동부전 2연승으로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한상욱 엘지 사무국장은 “김종규 복귀 뒤 접전을 펼치는 경기가 많아졌다. 맥없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
201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종규의 강점은 거구의 센터이면서도 예민한 감각과 스피드, 점프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여기에 튄공잡기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품성까지 갖췄다. 일찍이 프로 사령탑들은 “김주성의 뒤를 이을 한국 농구의 재목”이라고 평가해왔다. 공격기술과 경기운영 면에서는 아직 정점에 올라와 있지 않다. 하지만 경기를 읽는 눈과 시야, 리듬감은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2라운드부터 팀의 5경기에 거의 풀타임 출장한 김종규는 경기당 평균 13.4점을 꽂아, 주포인 트로이 길렌워터(23.4점)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다. 튄공잡기도 7.2개로 길렌워터(9.4개)와 함께 골밑을 장악하고 있다.
엘지는 시즌 전 주전 가드 김시래의 입대와 주득점원 문태종의 이적으로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주전 가드 유병훈은 대학 시절 온라인 베팅 논란으로 개점휴업 상태. 선수의 온라인 베팅을 금지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이전의 행위라 처벌 규정은 없지만 여론의 시선 때문에 자숙하고 있다. 가드 정창영까지 부상 이탈로 엎친 데 덮쳤다. 김진 감독은 “가드가 약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한발짝 더 뛰면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연패를 끊으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반전의 선봉은 역시 김종규. 대표팀 차출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조금씩 팀플레이에 녹아들고 있다. 길렌워터와 엮어내는 협력 플레이는 위력적이다. 김진 감독은 외국인 가드 요원인 브랜든 필즈를 적절한 시점에 투입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키우고 있다. 22일 선두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인 김종규는 “1라운드 패배(82-86) 때와는 다르다. 창원 안방 팬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준비를 잘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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