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스타]
유도 김잔디
유도 김잔디
잡고, 던지고, 메쳐야 하는 유도는 전광석화 같은 순간의 싸움이다. 최근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온 여자유도 57㎏의 간판 김잔디가 4일 태릉선수촌 필승관에서 날카로운 눈매로 웃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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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탈락’ 3년전 아픔 곱씹으며
내년 올림픽 금메달 향해 맹훈련 지난주 아부다비 그랜드슬램 57㎏급에서 우승한 김잔디(24·양주시청)의 말이 맵차다. 16강전에서 세계적인 강자인 프랑스의 오톤 파비아를 꺾었고, 결승에서 대만의 1위 롄전링을 메쳤다. 김잔디는 세계 8위로 국내 여자 선수 가운데 체급별 랭킹이 가장 높다. 8월 카자흐스탄 세계대회 단체전에서는 세계 1위 수미야 도르지수렌(몽골)을 누르면서 자신감이 충천해 있다. 서정복 유도 대표팀 총감독은 “그동안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던 잔디가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내년까지 기세를 끌고 가면 리우올림픽에서 큰일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4분 안에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하지만 단 한번의 실수는 패배로 연결된다. 더욱이 여자 유도는 남자와 달리 선수층이 매우 엷어 세계 최정상 선수를 배출하기가 쉽지 않다. 1992년 바르셀로나 김미정(금), 96년 애틀랜타 조민선(금) 이후 20년간 여자 유도의 올림픽 금메달은 없었다. 하지만 서 감독이 올해 총사령탑을 맡으면서 희망이 넘치고 있다. 서 감독은 송대남, 이원희, 최민호, 조준호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구성된 코치진으로 하여금 남녀 14명의 선수에게 ‘맞춤 훈련’을 하고 있다. 부족한 점을 코치와의 조화로운 배치로 보강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손과 발 기술이 좋은 이원희 코치를 잔디에게 붙이기도 하고, 업어치기에 능한 송대남 코치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점의 차이에 따른 코칭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서 감독이 핵심을 짚어주고 골격을 잡는다. 기술이나 체력이 전부는 아니다. 김잔디는 “경기 운영 능력이 중요한 것 같다. 런던올림픽 때는 이기려는 마음만 급했는데 지금은 코트에 들어가면 휘둘리지 않고 내가 중심인 것처럼 모든 것을 장악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잔디는 2010·2014 아시안게임 은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16강 탈락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 서정복 감독도 “정상급 선수들의 기술적 차이는 크지 않다. 자신을 컨트롤할 때 연습 때의 기량이 나오게 된다”고 했다.
김잔디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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