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말고, 뛰라고….”
18초를 남겨둔 4쿼터 말. 80-76, 4점 차로 앞서 있는 상황에서 공격권도 잡았다. 그러나 만사 불여튼튼이다. 작전타임을 부른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선수들한테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더 뛰라”고 주문했다. 헌신은 종료 종이 울릴 때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울산 모비스가 13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쉴 새 없이 뛰는 기동력을 앞세워 83-76으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21승8패로 단독선두 자리를 지켰다. 동부는 4쿼터 중반 12점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막판 4점으로 좁혔으나 고비를 넘지 못했다. 동부는 15승14패 6위이고, 두 팀의 시즌 맞전적은 2승2패가 됐다.
국내외 선수들의 조화, 탄탄한 기본기, 다양한 공격카드 등 모비스의 특색이 빛난 한판이었다. 이날은 프로 3년차 전준범이 3점슛 4개를 포함해 25점을 몰아쳤고, 함지훈(19점)과 커스버트 빅터(10점)가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거들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식스맨이었던 전준범은 11일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22점을 넣어 팀을 단독선두로 이끈 데 이어, 이날도 맹폭을 가했다. 강한 지도력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내는 유재학 감독의 조련 아래서 기량이 성장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뒤 “전준범이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동부는 새롭게 영입한 특급 외국인 선수 웬델 맥키네스(14점)와 포인트 가드 두경민(19점, 3점슛 3개)이 분전했으나 골밑을 장악하지 못하면서 빌미를 제공했다. 김주성(9점)이 골밑싸움에 가세했지만 빅터와 아이라 클라크 등 상대 선수들과의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했다. 막판 전면 강압수비로 두 차례나 공격권을 따내 불꽃을 살렸으나, 허웅의 슛이 빅터의 가로막기에 두번씩이나 걸리면서 땅을 쳤다. 김창금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