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종목 럭비가 현대의 팀 창단으로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현대글로비스(김경배 대표이사)는 1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럭비단 창단식을 열고 정삼영 초대 감독과 코칭스태프 등 12명의 선수단을 발표했다. 선수단은 조만간 30명으로 확대된다. 올해 초 삼성중공업의 팀 해체로 실업팀이 포스코건설과 한국전력 등 2개로 줄어 위축됐던 한국 럭비는 글로비스팀 창단으로 3개로 늘어났다. 상무팀을 합치면 일반부 4개팀으로 최소한의 규모는 갖추게 됐다.
국내외 종합물류유통사로 현대차 계열의 알짜회사인 글로비스가 럭비단을 창단한 것은 비인기 종목인 럭비에는 훈풍이다. 한국 럭비는 올해 삼성중공업의 해체 등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내년 리우올림픽 예선전(7인제)에서도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리우올림픽을 향한 마지막 패자부활전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본선행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2019년 일본 럭비월드컵, 2020년 도쿄올림픽에는 아시아 최강자인 일본이 출전권을 확보하거나 개최국 자격 등으로 예선에서 빠진다. 한국이 장기적으로 준비한다면 호기를 잡을 수도 있다. 김경배 대표이사는 “팀뿐 아니라 한국 럭비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유망주를 돕는 환경을 만들고, 국제대회 성과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비스의 럭비단 창단의 배경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회장은 고교 때 럭비팀 주장을 맡는 등 럭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글로비스 럭비단의 초대 단장은 한용빈 현대글로비스 기획재경본부장이 맡았고, 연고지는 인천광역시이다. 팀은 인천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내년 3월 춘계리그에서 데뷔할 예정이다. 정삼영 감독은 “글로비스의 팀 창단은 우리나라 럭비 현실에서 보면 큰 사건이다. 선수들이 계속 럭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럭비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까지 18명의 선수를 보강해 총 30명 규모로 선수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빠르고 역동적인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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