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이정현이 지난 17일 경기도 안양체육관에서 점프슛 자세를 취해 보이고 있다. 안양/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통통 스타]
프로농구 KGC 이정현
프로농구 KGC 이정현
“한번 만져봐요. 뼈가 달라요.”
17일 안양체육관에서 이정현(28)의 슛을 지켜보던 트레이너는 “이정현이 통뼈”라고 했다. 1m91의 체격에 적당히 살집이 붙은 근육질 선수. 곁에 있던 김승기 감독대행은 “허리통이 민짜다. 저기서 힘이 나온다”고 거들었다.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뜻의 ‘금강불괴’가 이정현의 애칭인데, 조용한 성격의 이정현이 ‘씩~’ 웃으면 포스가 느껴진다.
스틸·3점슛·국내파 득점부문 선두
팀 중고참…책임감·승부욕 강해져
“이젠 경기 주도적으로 풀어가죠” 내외곽 안가리는 ‘멀티플레이어’
중·고교 시절 다양한 포지션 맡아
패스·돌파·포스트업 능력도 갖춰 3점슈터지만 수비에서도 맹활약
올해 생애 첫 국가대표에도 뽑혀
“해결사 돼야죠…독하게 할겁니다” 2015~2016 시즌 프로농구 히트상품은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이정현이다. 21일 현재 국내선수 득점 1위(경기당 17.2점), 3점슛 성공 1위(2.3개), 스틸 1위(2개)다. 올해 1월 상무에서 제대해 프로에 복귀했는데, 2010년 프로 데뷔 뒤 2년여간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때와 달리 팀의 에이스로 떴다. 이정현은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약속된 플레이, 조직적인 농구를 강조하기 때문에 자기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팀에서도 중고참이 됐기 때문에 도와주는 역할에 만족했던 과거와 달리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고 설명했다. 책임감과 승부욕 등 정신적인 측면에서 강해지면서 팀 공헌도도 높아졌다. 덕분에 인삼공사는 상위권(공동 3위)을 유지하고 있다. 외곽포 능력뿐 아니라 골밑 돌파, 패스를 통한 득점로 개척 등 멀티 능력을 갖춘 이정현은 성실파. 그는 “비시즌 때 휴가가 주어지면 2주는 잠만 잔다. 그 뒤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을 단련한다”고 했다. 훈련장에서도 끝까지 남는 선수가 이정현이다. 그런 부지런함이 탄탄한 기본기와 결합하면서 10월에는 처음으로 아시아농구대회 출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대표팀 훈련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자극도 받고 배운 것도 많다”고 했다. 농구 대표팀에서는 전문 슈터였지만, 소속팀에서는 포워드다. 국내 프로 무대에서는 보통 2m 안팎의 선수들이 골밑 득점원인 센터를 맡고, 외곽에서부터 공격 작업을 주도하는 가드 진영은 상대적으로 단신이 많다. 그 중간의 1m90대 안팎 선수들이 내·외곽 영역을 넘나드는 포워드인데, 대개 한쪽에 특화된 경우가 많다. 반면 이정현은 내곽 능력뿐 아니라 고감도 외곽 3점포 능력까지 갖춘 하이브리드형 선수다. 이정현은 “지방의 중고교 팀에는 선수가 많지 않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패스나 드라이빙, 상대를 등지고 득점하는 포스트업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물론 팬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뽁~’ 소리를 내며 림을 통과하는 깨끗한 3점슛. 베이스 라인을 왕복하며 코트의 모서리나 45도 방향에서 던지는 무빙슛과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지는 3점포는 국내 최고로 꼽히는 케이티(kt)의 조성민이나 오리온의 문태종 수준에 버금간다. 이정현은 “슈터 출신의 손규완 코치의 도움으로 무빙슛 훈련을 많이 했다. 감독님도 기회만 나면 던지라고 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쏜다”고 했다. 3점슛 성공률은 36.1%로 영양가가 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통산 3점슛 성공률(32.7%)이나 현역 엔비에이 최고의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 성공률(34.1%)도 40%를 넘지 못한다. 안양의 여성 농구팬한테 인기가 높은 이정현은 표변(?)하는 인물이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코트 밖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한 것 같지만 코트 안에만 들어가면 냉정해진다. 그런 선수는 흔치 않다”고 했다. 이정현은 “긴장하기보다는 집중하는 편이다. 타고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담대함과 부지런함으로 그는 안양의 농구 열기에 불을 지폈다. 이충희, 김현준, 조성원, 문경은 등 슈터 계보의 선배들과 달리 수비 영역에서도 종횡무진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뒷바라지한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한눈팔지 않고 독하게 농구 하려고 한다. 고비마다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해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안양/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팀 중고참…책임감·승부욕 강해져
“이젠 경기 주도적으로 풀어가죠” 내외곽 안가리는 ‘멀티플레이어’
중·고교 시절 다양한 포지션 맡아
패스·돌파·포스트업 능력도 갖춰 3점슈터지만 수비에서도 맹활약
올해 생애 첫 국가대표에도 뽑혀
“해결사 돼야죠…독하게 할겁니다” 2015~2016 시즌 프로농구 히트상품은 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이정현이다. 21일 현재 국내선수 득점 1위(경기당 17.2점), 3점슛 성공 1위(2.3개), 스틸 1위(2개)다. 올해 1월 상무에서 제대해 프로에 복귀했는데, 2010년 프로 데뷔 뒤 2년여간 주로 식스맨으로 활약했던 때와 달리 팀의 에이스로 떴다. 이정현은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약속된 플레이, 조직적인 농구를 강조하기 때문에 자기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팀에서도 중고참이 됐기 때문에 도와주는 역할에 만족했던 과거와 달리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고 설명했다. 책임감과 승부욕 등 정신적인 측면에서 강해지면서 팀 공헌도도 높아졌다. 덕분에 인삼공사는 상위권(공동 3위)을 유지하고 있다. 외곽포 능력뿐 아니라 골밑 돌파, 패스를 통한 득점로 개척 등 멀티 능력을 갖춘 이정현은 성실파. 그는 “비시즌 때 휴가가 주어지면 2주는 잠만 잔다. 그 뒤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에서 몸을 단련한다”고 했다. 훈련장에서도 끝까지 남는 선수가 이정현이다. 그런 부지런함이 탄탄한 기본기와 결합하면서 10월에는 처음으로 아시아농구대회 출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그는 “대표팀 훈련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자극도 받고 배운 것도 많다”고 했다. 농구 대표팀에서는 전문 슈터였지만, 소속팀에서는 포워드다. 국내 프로 무대에서는 보통 2m 안팎의 선수들이 골밑 득점원인 센터를 맡고, 외곽에서부터 공격 작업을 주도하는 가드 진영은 상대적으로 단신이 많다. 그 중간의 1m90대 안팎 선수들이 내·외곽 영역을 넘나드는 포워드인데, 대개 한쪽에 특화된 경우가 많다. 반면 이정현은 내곽 능력뿐 아니라 고감도 외곽 3점포 능력까지 갖춘 하이브리드형 선수다. 이정현은 “지방의 중고교 팀에는 선수가 많지 않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패스나 드라이빙, 상대를 등지고 득점하는 포스트업 훈련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물론 팬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뽁~’ 소리를 내며 림을 통과하는 깨끗한 3점슛. 베이스 라인을 왕복하며 코트의 모서리나 45도 방향에서 던지는 무빙슛과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지는 3점포는 국내 최고로 꼽히는 케이티(kt)의 조성민이나 오리온의 문태종 수준에 버금간다. 이정현은 “슈터 출신의 손규완 코치의 도움으로 무빙슛 훈련을 많이 했다. 감독님도 기회만 나면 던지라고 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쏜다”고 했다. 3점슛 성공률은 36.1%로 영양가가 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통산 3점슛 성공률(32.7%)이나 현역 엔비에이 최고의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 성공률(34.1%)도 40%를 넘지 못한다. 안양의 여성 농구팬한테 인기가 높은 이정현은 표변(?)하는 인물이다. 김승기 감독대행은 “코트 밖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한 것 같지만 코트 안에만 들어가면 냉정해진다. 그런 선수는 흔치 않다”고 했다. 이정현은 “긴장하기보다는 집중하는 편이다. 타고난 것 같다”고 했다. 이런 담대함과 부지런함으로 그는 안양의 농구 열기에 불을 지폈다. 이충희, 김현준, 조성원, 문경은 등 슈터 계보의 선배들과 달리 수비 영역에서도 종횡무진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뒷바라지한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한눈팔지 않고 독하게 농구 하려고 한다. 고비마다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해결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안양/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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