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씨의 전태풍(위)이 16일 오리온전에서 종료 1.5초 전 극적인 역전 3점슛을 성공시키자 하승진이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프로농구 73-71로 오리온 꺾어
종료 1.5초 전. 전태풍은 3점슛 선 밖에서 긴 포물선을 그렸고, 공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쏙~’ 빨려 들어갔다. 역전 결승포에 입석까지 가득 채운 전주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케이씨씨(KCC) 선수들도 코트에서 모두 펄쩍펄쩍 뛰었다.
추승균 감독이 이끄는 케이씨씨가 16일 안방에서 열린 2015~2016 정규리그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나온 전태풍의 극적인 3점포로 73-71 승리를 거두며 10연승을 달렸다. 케이씨씨는 34승18패로, 이날 동부를 70-66으로 꺾은 모비스와 함께 공동 1위 자리를 지켰다. 케이씨씨와 모비스는 21일 정규리그 최종일까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남은 경기에서 우승을 가린다. 오리온은 31승21패로 플레이오프 직행권을 챙길 수 있는 1~2위 경쟁에서 탈락했다.
선수 시절 소리없이 강했던 추승균 케이씨씨 감독의 승부수가 먹혔다. 케이씨씨는 주포 안드레 에밋의 활약과 김효범의 외곽포를 앞세워 1쿼터 두자릿수 점수차로 앞세며 기세를 탔다. 이후 오리온의 강력한 압박과 추격으로 2쿼터부터 4쿼터 종료 직전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혼전 양상이 이어졌다. 케이씨씨는 에밋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약점도 보였다. 하지만 70-71로 뒤진 종료 7.8초를 남겨둔 상태에서 마지막 공격 카드를 꺼내 들었고, 전태풍이 깔끔하게 성공해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추승균 감독은 작전시간에 “괜찮아, 해봐!”라며 선수들에게 여유를 갖도록 했는데, 팀이 하나된 모습에서 막판 연승 돌풍의 동력이 느껴졌다. 전태풍은 “경기 전 꼭 이겨야 한다고 다짐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열심히 뛰었다. 패스가 좋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케이씨씨는 에스케이(18일)·인삼공사(21일)와, 모비스는 인삼공사(19일)·전자랜드(21일)와 대결을 남겨두고 있다. 그 경기 결과에 따라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이 결정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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