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자랜드의 ‘수비 중심’ 이현호(36)가 코트를 떠난다.
이현호는 2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정규리그 모비스와의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13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한다. 은퇴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현호는 “프로생활 동안 아버지로서 딸과의 시간이 없었고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잘 하지 못했다. 1년간은 그 역할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에서 코치직을 제의했지만 거절했다. 1년간은 주부로서 살고 싶다”고 했다.
경복고와 고려대를 거쳐 삼성에서 2003~2004시즌 프로에 데뷔해 신인상을 받았고, 이후 14시즌에 5차례나 우수수비상을 받은 코트의 일꾼이었다. 키는 1m92이지만 탄탄한 몸으로 골밑에서 상대의 장신이나 외국인 선수를 전문적으로 막았다. 중요한 시점에서는 알토란 같은 득점으로 감독들을 흐뭇하게 하는 선수다. 2013년에는 가족과 공원을 산책하다가 흡연하는 청소년들을 훈계한 이후 청소년 선도 홍보대사가 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무릎부상으로 16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계약기간이 아직 1년 남았지만 은퇴를 결심한 이현호는 “다음 시즌 뛰려면 부상 부위를 수술해야 되는데 이 경우 재활에 6개월이 걸린다. 다음 시즌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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