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사진 EPA 연합뉴스
세계챔피언십 아시아선수 첫 2위
월드컵 금메달 이어 상승세 지속
월드컵 금메달 이어 상승세 지속
스켈레톤의 윤성빈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랐다.
스켈레톤의 ‘샛별’ 윤성빈(22·한국체대)은 20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이글스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6 세계챔피언십에서 1~4차 주행 합계 3분29초97로 3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역대 세계챔피언십에서 메달리스트 대열에 오른 아시아 선수는 없었다. 세계챔피언십은 월드컵보다 높은 수준의 대회다. 윤성빈은 각종 세계대회 출전 기록을 합산해 매긴 세계랭킹에서도 2위에 올라 있어,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도 한국에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은메달을 목에 건 윤성빈은 경기 뒤 “국가대표에 처음 선발됐을 때부터 지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신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한다. 보이지 않는 미세한 실수가 발생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전날 열린 1·2차 시기에서는 3위에 올랐고, 이날 3·4차 시기에서는 간극을 좁혔다.
스켈레톤은 썰매에 앞으로 엎드려 탄 채 달리는 경기로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윤성빈은 최근 들어 부쩍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면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고 속도가 시속 130㎞를 넘는 빠른 경기여서 선수들은 0.01초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윤성빈을 지도해온 리처드 브롬리 장비·주행 코치는 “큰 대회에서 부담감을 느꼈을 텐데도 완벽한 주행을 펼쳤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10년째 세계 정상을 지키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 하지만 두쿠르스가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종목에서는 트랙에 대한 적응도가 성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실제 경험이 풍부한 두쿠르스도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각각 개최국 출전 선수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윤성빈과 0.01초까지 기록이 같아 공동 은메달을 딴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윤성빈은 평창의 썰매 트랙이 완공될 경우 다른 나라 선수보다 훈련 환경이 유리해진다. 더 많이 훈련할 경우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두쿠르스가 노련미에서 앞서지만 올림픽 개최국의 이점을 살린다면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윤성민은 이달 초 스위스 장크트모리츠에서 열린 월드컵 7차 대회에서 1·2차 합계 2분18초26의 기록으로 두쿠르스보다 0.07초 앞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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