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자체가 너무 궁금해 바로 결정했다.”
이세돌 9단(33)은 22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도전자 알파고(AlphaGo)와의 대국 관련 기자회견에서, “승패를 떠나 인공지능의 시작점이 아닌가 싶다. 제가 선택을 받아 굉장히 영광스럽다. 한 판을 지냐 마냐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10월에 열린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의) 기보를 봤는데, 사실 (알파고의 수준은) 그다지 (나와) 승부를 논할 기력은 아니었다. 계속 업데이트가 되고 있어서 그때보다는 훨씬 실력이 올라왔을거다. 방심은 안 해도, 그래도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9단의 일문일답이다.
-알파고와 대국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일단 특별히 준비를 하기는 힘들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번 대국은 인간과 하는 게 아니라서 오히려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컴퓨터로 하루 1~2시간 정도 대국을 한다.”
-이번 대국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는데.
“(작년) 10월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의) 대국을 봤을 때 (나와) 기력을 논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4~5개월 동안 많은 업데이트가 있겠지만, 그 시간으로는 승부가 되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달해 1~2년 뒤에는 정말 승부를 알 수 없지 않을까.”
-알파고가 인간이라면 몇 단 정도 실력인가.
“선(덤 없이 흑을 쥐고 두는 방식, 이번 대회 규정은 덤 7.5집)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하지 않을까 싶다. 알파고의 바둑을 많이 봤고, 거기에 맞춰 나도 대국 훈련 중이다.”
-(최초로 컴퓨터와 대국하는 게) 부담되지는 않는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알파고 자체가 너무 궁금했고,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한 5분 정도 고민했다. (구글 측에) 날 설득할 기회조차 안 줬다.”
-컨디션 등 실제 대국 환경도 중요할 것 같다.
“맞다. 이번에는 자신 있어서 그런 부분까지 많이 신경 쓰지 않았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더 발전해 제대로 된 승부가 다가온다면, 신경을 많이 쓰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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