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1일 강원도 횡성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5~2016 FK리그에서 FS서울의 김민국(7번)이 서울은평FS 선수 앞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한국풋살연맹 제공
[스포츠 ON] 국내 최강 풋살팀 ‘FS서울’
‘퍽’ ‘퍽’. 공을 찰 때 나는 소리가 둔탁하다. ‘빵’ ‘빵’ 경쾌한 소리에 익숙한 축구팬들한테는 낯설기만 하다. 공의 크기도 축구공(5호)보다 작은 4호이고, 안에는 스폰지를 넣어 통통 튀어 오르는 탄력을 줄여 바운드가 안 잘 안 된다. 과연 재미있을까?
지난달 찾아간 국내 최강 풋살팀 FS서울의 연습훈련장인 인천 연수구 동남스포피아 3층. 체육관 임대가 어려워 겨울 시즌 주중, 그것도 밤에 한 차례 이곳을 애용하는 선수단의 얼굴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꽃샘추위에 밖의 체감온도는 뚝 떨어졌고, 난방도 안 되고, 조명등마저 뜨문뜨문해 파리하던 체육관엔 생기가 돈다.
“한번 뛰어볼래요! 금방 뜨거워집니다.” 밤 9시부터 몸을 풀기 시작한 풋살 국가대표인 김민국은 5 대 5로 편을 가른 자체 연습을 하면서 풋살 삼매경에 푹 빠진다. 가로 40m, 세로 20m의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경기라 선수들의 동작은 축구보다 훨씬 빨라야 한다. 공이 올 것을 예측하지 못하면 기회는 지나가버린다. 무엇보다 풋살만의 독특한 드리블 감각을 익혀야 한다. 왼발의 천재인 김민국은 이날 상대를 빠른 발의 스텝으로 제치거나 예측하기 힘든 패스를 넣어주는 묘기를 보여주었다.
세미프로리그 원년우승 등 강호
풋살 강사부터 요리사·가수까지
직업 다양하지만 꿈은 국가대표 가로 40m·세로 20m 좁은 공간서
양팀 10명이 뛰다보면 쉴틈 없어
“체력 좋아도 5~6분 뛰면 지쳐요” 실내 훈련장은 빌리는 게 ‘별따기’
“리그 활성화되고 시설 확충되면
풋살 강국으로 도약 가능할텐데…” 1997년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이 국내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풋살은 미니 축구로 보면 된다. 하지만 실내에서 이뤄지고, 특수재질의 플라스틱 바닥 위에서 경기를 하는 등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많다. 일단 대개의 정식 선수단 엔트리는 골키퍼 2명을 포함해 14명으로 이뤄진다. 선수 포지션은 골키퍼와 수비(1명), 미드필더(2명), 공격(1명) 식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농구에서처럼 시도 때도 없이 교체된다. 오프사이드도 없다. 전·후반 20분씩 40분을 뛰지만 공이 밖으로 나가거나 파울로 플레이가 중단되면 시간도 멈춰선다. 신발 바닥도 뽕이 없는 찰고무이고, 공을 잡을 때는 발등이 아니라 항상 발바닥으로 세워야 가까이에 둘 수 있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FS서울에서 후보로 뛰는 서지안은 “축구보다 훨씬 힘들다. 쉴 틈이 없다”고 했다. 중거리 슛도 가능하지만 골대 근방에서 패스를 통한 기습공격이 중시된다. 그런데 살살 차면 공이 나가지 않는다. 강하게 차도 높게 뜨지 않기 때문에 힘을 많이 줘야 한다. 20m 거리의 긴 패스를 할 때는 강력한 파열음을 냈다. 초보자들이 쉽게 익숙해할 수 없는 이유다. 이창환 FS서울 감독은 “젊은 선수도 3~4분, 피지컬이 좋아도 5~6분 뛰면 100% 기량이 안 나온다. 교체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풋살의 장점은 누구나 공을 터치할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FC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나 리오넬 메시,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어려서 풋살로 기술을 연마한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다. 여자축구 선수 출신으로 이날 FS서울 여자팀 선수로 남자들과 함께 훈련한 임주현은 “공이 작아 축구와 달리 좀더 미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속도감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이런 운동을 하면 축구 할 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FS서울은 2009~2010 시즌부터 시작된 세미 프로 형식의 국내 풋살 리그인 FK리그의 강호로 꼽힌다. 남자팀은 원년 우승을 비롯해 두 차례 챔피언 자리에 오른 바가 있다. 기본적으로 축구를 했던 선수들이 많은데, 전문 선수들은 아니다. 동네 풋살클럽 강사나 일용직, 사무직, 셰프 등 본업을 하다가 주말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는 남자부(12개 팀), 여자부(5개 팀) 리그에 참여한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번 시즌에 FS서울 남자팀은 국가대표인 김민국, 박하늘, 골키퍼 서정우, 하진원 등을 앞세워 A조 1위를 차지했고, 2월28일 A조 2위인 예스구미FS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3으로 이겼다. 이번 5일 2차전을 치러 1·2차전 합계 점수에서 앞서게 되면 챔피언결정전(6일·12일)에 진출하게 된다. FS서울 여자팀도 1위로 챔피언전에 직행했다. F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꿈은 국가대표다. 국내 리그에서 잘하면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십 대표로 나갈 수 있다. 올해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에서 아시아챔피언십이 열렸는데 한국은 본선(16개국)에도 나가지 못했다. 아시아 최강권이라고 하는 일본도 8강에서 베트남에 져 9월 콜롬비아에서 예정된 풋살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혼전 양상이다. 이창환 FS서울 감독은 “풋살도 투자에 비례한다. FK리그가 좀더 활성화되고 시설들이 확충되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지방 경기지만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와준다면 선수들이 더 힘을 낼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풋살 강사부터 요리사·가수까지
직업 다양하지만 꿈은 국가대표 가로 40m·세로 20m 좁은 공간서
양팀 10명이 뛰다보면 쉴틈 없어
“체력 좋아도 5~6분 뛰면 지쳐요” 실내 훈련장은 빌리는 게 ‘별따기’
“리그 활성화되고 시설 확충되면
풋살 강국으로 도약 가능할텐데…” 1997년 김대길 한국풋살연맹 회장이 국내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풋살은 미니 축구로 보면 된다. 하지만 실내에서 이뤄지고, 특수재질의 플라스틱 바닥 위에서 경기를 하는 등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많다. 일단 대개의 정식 선수단 엔트리는 골키퍼 2명을 포함해 14명으로 이뤄진다. 선수 포지션은 골키퍼와 수비(1명), 미드필더(2명), 공격(1명) 식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농구에서처럼 시도 때도 없이 교체된다. 오프사이드도 없다. 전·후반 20분씩 40분을 뛰지만 공이 밖으로 나가거나 파울로 플레이가 중단되면 시간도 멈춰선다. 신발 바닥도 뽕이 없는 찰고무이고, 공을 잡을 때는 발등이 아니라 항상 발바닥으로 세워야 가까이에 둘 수 있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FS서울에서 후보로 뛰는 서지안은 “축구보다 훨씬 힘들다. 쉴 틈이 없다”고 했다. 중거리 슛도 가능하지만 골대 근방에서 패스를 통한 기습공격이 중시된다. 그런데 살살 차면 공이 나가지 않는다. 강하게 차도 높게 뜨지 않기 때문에 힘을 많이 줘야 한다. 20m 거리의 긴 패스를 할 때는 강력한 파열음을 냈다. 초보자들이 쉽게 익숙해할 수 없는 이유다. 이창환 FS서울 감독은 “젊은 선수도 3~4분, 피지컬이 좋아도 5~6분 뛰면 100% 기량이 안 나온다. 교체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풋살의 장점은 누구나 공을 터치할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FC바르셀로나의 네이마르나 리오넬 메시,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어려서 풋살로 기술을 연마한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다. 여자축구 선수 출신으로 이날 FS서울 여자팀 선수로 남자들과 함께 훈련한 임주현은 “공이 작아 축구와 달리 좀더 미세한 감각이 필요하다. 속도감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이런 운동을 하면 축구 할 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FS서울은 2009~2010 시즌부터 시작된 세미 프로 형식의 국내 풋살 리그인 FK리그의 강호로 꼽힌다. 남자팀은 원년 우승을 비롯해 두 차례 챔피언 자리에 오른 바가 있다. 기본적으로 축구를 했던 선수들이 많은데, 전문 선수들은 아니다. 동네 풋살클럽 강사나 일용직, 사무직, 셰프 등 본업을 하다가 주말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리는 남자부(12개 팀), 여자부(5개 팀) 리그에 참여한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번 시즌에 FS서울 남자팀은 국가대표인 김민국, 박하늘, 골키퍼 서정우, 하진원 등을 앞세워 A조 1위를 차지했고, 2월28일 A조 2위인 예스구미FS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3으로 이겼다. 이번 5일 2차전을 치러 1·2차전 합계 점수에서 앞서게 되면 챔피언결정전(6일·12일)에 진출하게 된다. FS서울 여자팀도 1위로 챔피언전에 직행했다. F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꿈은 국가대표다. 국내 리그에서 잘하면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챔피언십 대표로 나갈 수 있다. 올해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에서 아시아챔피언십이 열렸는데 한국은 본선(16개국)에도 나가지 못했다. 아시아 최강권이라고 하는 일본도 8강에서 베트남에 져 9월 콜롬비아에서 예정된 풋살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아시아권에서는 혼전 양상이다. 이창환 FS서울 감독은 “풋살도 투자에 비례한다. FK리그가 좀더 활성화되고 시설들이 확충되면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지방 경기지만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와준다면 선수들이 더 힘을 낼 것”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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