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왼쪽) 오리온 감독과 추승균 케이씨씨(KCC) 감독이 17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KBL)센터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챔프전 첫 경기
KCC 추승균 “첫판 이기면 낙승”
오리온 추일승 “4승1패로 우승”
정규리그 상대전적 3승3패 팽팽
두 팀 모두 ‘공격농구’ 막상막하
전문가 “재밌는 승부 펼쳐질 것”
KCC 추승균 “첫판 이기면 낙승”
오리온 추일승 “4승1패로 우승”
정규리그 상대전적 3승3패 팽팽
두 팀 모두 ‘공격농구’ 막상막하
전문가 “재밌는 승부 펼쳐질 것”
“차분하신 분이죠.”(추승균 감독)
“가문의 자랑입니다.”(추일승 감독)
19일부터 시작되는 2015~20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추의 전쟁’을 벌이는 두 감독은 만면에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상대 감독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추승균(42) 케이씨씨(KCC) 감독은 “공부도 많이 하시고, 전술 변화도 다양하다”고 존중감을 표시했고,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우리 집안 사람이 그렇지만 인간적으로도 훌륭하다”고 했다. 그러나 승부 예측을 묻자 숨겨둔 칼을 곧바로 꺼내들었다. 추일승 감독이 “딱 한번만 지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추승균 감독은 “첫 경기만 잘 풀리면 쉽게 끝날 것”이라고 응수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케이비엘(KBL)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는 정규리그 3승3패로 막상막하 전력을 갖춘 두 팀의 자신감과 결의가 부닥친 전초전이었다. 감독과 함께 나온 케이씨씨의 전태풍은 “내가 일찍 결혼했으면 24살짜리 애가 있다”며 오리온의 단신 가드 조 잭슨을 겨냥한 뒤 “챔프전에서는 개인적인 것은 잊고 팀만 생각하겠다”고 잽을 날렸다. 전태풍은 정규리그 5라운드 대결에서 12살 적은 잭슨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그러자 오리온의 포워드 이승현은 “케이씨씨의 승진이 형과 맞붙어야 하지만 내가 더 빠르다. 체력적인 부분과 슈팅, 활동 범위에서도 낫다고 생각한다”며 기세에서 지지 않았다.
정규리그 1위(케이씨씨), 3위(오리온)인 두 팀은 매우 공격적이다. 평균 득점력(오리온 81.2점, 케이씨씨 80.2점)도 상위권이며, 높이와 내외곽 득점력 비교에서도 거의 엇비슷하다. 플레이오프 6강과 4강전을 거친 오리온은 각각 동부와 모비스를 상대로 6전승을 거두며 올라왔고, 4강에 직행했던 케이씨씨는 인삼공사와의 대결에서 하승진이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과시했다. 김동광 해설위원은 “두 팀의 챔피언전은 정말 팽팽할 것이다. 하승진이 플레이오프 4강 싸움에서 엔비에이(NBA)급 활약을 했는데, 오리온의 이승현이 하승진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감독의 지략 대결도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초보 감독이지만 선수 시절 우승 경험이 풍부하고 선수들과 똘똘 뭉친 추승균 감독은 “스피드가 좋은 오리온의 조 잭슨이 공을 많이 받지 못할 방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하는 지도자로 속공과 외곽포로 팀을 무장시킨 추일승 감독은 “케이씨씨의 안드레 에밋을 수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득점을 허용하면서 다른 선수를 막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케이씨씨는 2000년대 들어 4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오리온은 2001~2002 시즌 뒤 두번째로 정상을 노린다. 추승균 감독은 “선수 시절 워낙 어렵게 우승해서 쉽게 가고 싶다.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고, 추일승 감독은 “구단이나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이다. 박진감 있는 있는 경기로 트로피를 치켜들고 싶다”고 했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신장에서 케이씨씨가 조금 우위인 것을 빼고는 차이가 거의 없다. 두 팀 모두 공격 성향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점수가 많이 나오면서 팬들이 좋아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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