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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체육회 인사까지 관여...IOC도 `정부 간섭 지나치다'

등록 2016-03-22 18:37수정 2016-03-22 21:58

출범과정 밉보인 인물들 솎아내
체육계 반발…‘의견조율’ 증언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재자 역할에서 벗어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친 통합체육회 인사에까지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통합체육회 출범부터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통합체육회 일정에 짜맞추기 위한 무리한 인사가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 하루 만인 22일에는 홍보실장이 저녁에 사무차장으로, 좌천된 홍보실장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등 코미디 같은 일도 벌어졌다.

21일자로 발효된 통합체육회 인사는 통합준비위원회 아래의 통합체육회 설립기획단에 의해 틀이 만들어졌다. 설립기획단은 지난 19일 회장을 제외한 전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통합체육회가 등기를 완료한 시점인 21일 발표했지만 법적인 실체가 출범하기 전에 이뤄진 형태가 됐다. 이 과정에서 문체부가 그동안 밉보인 옛 대한체육회 인사를 솎아내 ‘보복 인사’가 이뤄지고, 또 내부조율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통합 과정에서 문체부에 불리한 기사가 나갔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3급 실장 등이 평직원으로 발령이 났다. 이기흥 수영연맹 회장에게 법률 조언을 한 법무팀장(변호사)도 공정체육부 직원으로 밀려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경기국장으로 파견나간 1급 직원은 사무차장으로 내정됐는데, 평창조직위 쪽과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사를 내는 촌극이 빚어졌다. 결국 평창 쪽은 이를 거부했고, 하루 새 사무차장이 바뀌게 됐다.

통합체육회 인사는 형식적으로 공동수장인 김정행·강영중 회장의 재가를 거쳐 이뤄졌다고 한다. 하지만 인사안은 통합체육회 소속의 유정형 설립기획단 단장이 주도했다. 유 단장은 “일절 외부의 간섭이나 개입이 없었다.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인사안을 짰다”고 했다. 그러나 유 단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없다. 체육회 관계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애초 통합 실무 정도를 할 것으로 알고 파견한 직원이 사무총장부터 전 직원 인사를 혼자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노동조합 쪽은 “문체부와의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러지 않고는 이렇게 솎아내기 식으로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문체부의 심동섭 체육정책관은 “설립기획단은 인수위원회와 같은 조직이다. 인사 문제는 회장에게 물어보라. 문체부는 전혀 인사에 개입한 바가 없다. 다만 서기관을 파견해 설립기획단을 돕고 의사소통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동섭 정책관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그가 유정형 단장을 만나 인사 의견을 나눴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연간 3000억원가량의 지원금으로 통합체육회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있다. 그 힘으로 통합체육회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강신욱 단국대 교수는 “문체부의 추진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과도한 밀어붙이기로 현장의 목소리를 뭉갠다는 지적도 받는다. 특히 예산을 넘어 인사까지 개입하면서 갑질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체부에서 파견 나온 직원이 고성을 지르고 겁박을 주는 일도 나왔다. 자칫 체육단체의 자율성을 헌장에 규정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마찰을 빚을 소지도 남기고 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가 최근 통합체육회 정관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며 수정을 권고한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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