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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한라의 ‘작은 거인’ 형제

등록 2016-04-05 12:11수정 2016-04-05 18:46

안양 한라의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합우승 주역인 신상훈(왼쪽)-신상우 형제가 4일 귀국길에서 밝게 웃고 있다. 김창금 기자 <A href="mailto:kimck@hani.co.kr">kimck@hani.co.kr</A>
안양 한라의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합우승 주역인 신상훈(왼쪽)-신상우 형제가 4일 귀국길에서 밝게 웃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아이스하키 V3 이끈 신상우·상훈
형은 궂은일 맡고 동생은 슛도사
키는 작아도 근육질…“매일 단련”
“어디 있지요? 보이질 안네요.”

3일 안양 한라가 사할린에서 열린 2015~2016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챔피언전에서 우승했을 때 ‘이날의 영웅’ 형제를 찾기는 어려웠다. 이날 5차전(5-3승)에서 선제골을 넣은 동생 신상훈(22·1m70)과 추가골과 결승골 터뜨린 형 신상우(28·1m74)가 사라진 것이다. 4일 귀국 중간 기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둘은 “몸도 피곤해서 빨리 밥먹고 방에 들어가 쉬었다”고 해명했다.

티내지 않는 둘의 모습은 아이스하키의 특성과 닮아 있다. 상대를 몸으로 막는 체킹이 허용돼 있어 잦은 충돌이 일어나고, 워낙 빨리 움직이다보면 골을 어떻게 넣었는지도 모른다. 1~4개조로 수시로 투입되는 이들은 똘똘 뭉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다. 3-3 상황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신상우는 골 장면을 설명해달라는 부탁에 “퍽이 골문 앞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때려 넣었다. 그 상황에만 집중해 다른 생각은 안 난다”고 했다. 그는 “골을 넣을 때는 급박한 상황이지만 슬로비디오처럼 모든 게 다 보인다. 하지만 그것만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단신은 둘은 “키가 작은 것은 불리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형 신상우는 특급 파이터이고, 동생 신상훈은 최고의 스냅샷을 자랑한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이다. 왼쪽 공격수 신상우는 “내 임무는 퍽이 가는 곳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 몸으로 부닥친 뒤 동료에게 연결해 주는 것이다. 충돌을 많이 하기 때문에 경기 뒤에는 교통사고 당한 것처럼 온몸이 쑤신다”고 했다. 씨름 장사 출신의 친할아버지의 유전자를 받은 탓인지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는 “1m90안팎의 서양 선수와 맞서 지지 않는다. 딱 한번 힘들다고 느낀 상대는 하이원의 브라이언 영뿐”이라고 했다. 동생 신상훈은 역시 같은 팀 한라의 동료 신예인 안진휘와 함께 천재과로 불리는 슛도사다. 팀내 최단신이지만 2018 평창올림픽의 주축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타고난 두뇌 플레이와 손목의 감각 때문이다. 오른쪽 공격수인 신상훈은 “슛을 빨리 쏘는 게 중요하다. 속임 동작으로 상대를 흔든 뒤 반박자 빨리 때리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형 신상우는 “동생의 슛은 빠르면서 묵직하고 날카롭다. 그런 점에서 매우 강력하다”고 칭찬했다.

단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상우는 “결국 일대일 싸움이나 패스, 드리블 등 모든 것은 1~2㎝가 가른다. 그만큼 앞서가거나 피해가기 위해서는 평소에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 둘의 키는 작지만 벗은 몸의 상체는 육체미 선수과 똑 같다. 상박은 근육으로 불룩하고, 스틱을 움켜쥐는 손은 우악스럽다. 신상우는 “근육은 쉬면 빠진다. 빠르게 스케이팅을 하려면 관련된 근육을 매일 단련해야 한다”고 했다. 동생 신상훈은 “어려서부터 형한테 많은 얘기를 들었다. 기술이나 몸 관리에 대한 조언이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큰 도움을 준다”고 했다.

휴가도 없이 5일 대표팀에 소집된 둘은 23일부터 폴란드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디비전1 그룹A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부모님께 챔피언 모자를 씌워주겠다는 둘은 “강팀과 경쟁하면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낀다. 이번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꼭 꺾고 그룹A에 잔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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