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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강한 추승균, ‘전투’를 외치다

등록 2016-04-12 18:44수정 2016-04-12 21:03

[통통 스타]
‘데뷔 2년차’ KCC 추승균 감독

2015~2016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전 준우승을 한 추승균 전주 케이씨씨(KCC) 감독이 지난 8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다음 시즌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2015~2016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전 준우승을 한 추승균 전주 케이씨씨(KCC) 감독이 지난 8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다음 시즌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소리 없이 강한’이란 수식어가 있다. 딱 한마디로 무어라 말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극찬의 표현. 그런데 선수뿐만 아니라 지도자가 돼서도 소유권을 절대 놓칠 것 같지 않은 인물이 있다. 초보 감독으로 데뷔 첫 시즌 정규리그 우승, 챔피언전 준우승을 일군 추승균(42) 케이씨씨(KCC) 감독이 주인공이다.

덜컥 정규리그 우승?

“후반 12연승 겁부터 났다
챔피언이 되기엔 그땐 역부족”

공격농구 변신 비결은?

선수시절 성실함 바탕 우승제조기로
감독 돼선 선수 믿고 끝까지 뛰게 해

다음 시즌 구상?

“고정관념 떠난 새로운 훈련으로
전투적인 공격농구 선보이겠다”

“챔피언전 준우승 감독이 무슨 할 말이 있겠냐?” 사투리 억양이 조금 섞인 첫마디부터 낮춘다. 하지만 추승균 감독 등장 이래 전주 안방 팬들의 농구 열기가 살아났고, 공격 농구 돌풍으로 색깔을 갖췄다는 평가에는 반갑게 웃는다. 사실 추 감독은 데뷔 첫해 정규리그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정규리그 후반 12연승 달릴 때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덜컥 우승하니까 겁부터 났다. 팬들의 눈높이가 올라갔는데, 다음 시즌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나 곧바로 잊어버렸다. 프로에서는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내친김에 챔피언전 우승까지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추승균 감독은 “아직은 전체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선수들이 서로 눈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프로농구 출범 초기 현대의 이상민-조성원-추승균의 이조추 3인방은 우승 제조기였다. 추 감독은 케이씨씨가 현대를 인수한 뒤에도 15시즌 한 팀에서 뛰면서 원클럽 맨으로 남았다. 통산 득점 2위(1만19점), 출전 시간 2위(2만4344분), 15시즌 동안 한 시즌 평균 49경기 출장은 묵묵하게 일군 훈장이다. 그 성실파 면모와 케이씨씨의 레전드라는 후광은 팀을 ‘추승균식 공격농구’로 탈바꿈시키는 아교 구실을 한다.

선수 시절 돈독하게 쌓아온 신뢰는 큰 힘이다. 이 팀 저 팀 떠돌다가 케이씨씨에 안착한 전태풍은 추 감독의 믿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과거 골밑에서 욱여넣기 슛을 하던 하승진은 스텝을 옮겨 공간을 확보하고, 동료와 2대2 플레이로 득점로를 다양화하는 등 한 단계 성장했다. 벤치 신세의 정희재나 슈터 김지후의 자신감도 늘었다. 슛에 특화하라며 다른 부담을 없애버리자 김효범도 바짝 신바람을 내고 있다.

교통사고로 온몸이 망가진 김민구를 보자. 골반이 돌아가고 발바닥의 신경은 50%도 돌아오지 않았다. 발 앞꿈치로 뛰어다니면서 농구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추 감독은 김민구를 합류시켰고, 우울증까지 보였던 김민구는 의학적으로는 기적에 가까운 소생을 했다.

소리 없는 추 감독은 괴팍한 측면도 있다. 부산 중앙고 3학년 때 이미 전국 고교랭킹 톱5에 들었지만 선택은 한양대였다. “선수는 뛰어야 한다. 벤치에 앉을 게 뻔한 선택을 할 수는 없었다. 어머니가 말 안 듣는다고 두 달 동안 밥을 안 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아들 역시 최고”라고 한단다. 남들 안 하는 것도 스스로 터득해 주무기로 만든 면도 독특하다. 고교 시절 완성한 페이드어웨이 슛이 대표적이다. 점프하면서 허리를 뒤쪽으로 눕혀 상대 손을 피하는 이 동작에는 엄청난 복근과 허리의 힘이 필요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혼자 연습한 것을 2학년 때부터 실전에 써먹었는데 먹혔다. 프로에서도 써먹었다. 내가 연습을 속일 수는 있어도, 연습은 절대 나를 속이지 못한다.”

선수들이 야간 개인훈련 때 건성건성 슛을 던지면 용납할 수가 없다. 그는 “몸값은 스스로 높여야 한다. 집중하지 않아 내는 실수는 꼭 지적한다”고 했다. 간섭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항상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생각을 얘기해 준다. 그러면 훨씬 부드러워진다.

추 감독의 다음 시즌 구상은 전투적인 팀 완성이다. “수비는 요령과 체력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 어려운 것은 공격이다. 좁은 림 안에 공을 넣기 위해서는 선수들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한다. 정말 숙제가 많다고 느낀다.” 하지만 인상 쓰지 않고 즐겁게 하고 싶다고 했다. 전태풍과 하승진, 안드레 에밋이 중심이 되고, 새 외국인 선수와 국내파들이 어우러져야 한다. 12일 선수 물색차 미국으로 떠난 추 감독은 “고정관념으로 선수들을 내 틀에 맞추지 않는다. 새로운 연습 방식과 훈련이 득점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나 받아들인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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