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 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 사진 김창금 기자
[인터뷰] 아이스하키 대표팀 백지선 감독
“외국인 선수 6명이면 부족하지 않나요?”(기자)
“외국인은 없습니다. 모두 한국인입니다.”(백지선 감독)
12일 안양빙상장에서 만난 백지선 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은 단호했다. 골리 맷 달튼을 비롯해 공격수 브락 라던스키, 수비수 에릭 리건 등 캐나다와 미국에서 귀화한 선수가 전체 23명 중 6명이다. 그러나 백 감독은 “외국인은 없다.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다.
이중국적을 갖게 된 선수들이 조금 잘한다고 우쭐했다가는 백 감독한테 박살난다. “감독이 몰아붙이지 않느냐?”고 묻자, 달튼은 “그것은 코치의 역할이다. 나는 선수로서 내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연습 훈련에서 드러난 선수들의 모습은 백 감독 아래서 결사항전의 자세로 뭉친 전사들 같았다.
23일부터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 세계대회 디비전1 그룹A는 17~22위 정도의 6개 팀이 다툰다. 상위급인 1~16위의 챔피언십 바로 아래 단계다. 그런 디비전1 그룹A의 경쟁은 녹록하지 않다. 한국이 23위이고, 나머지 슬로베니아(14위), 오스트리아(16위), 이탈리아(18위), 일본(20위), 폴란드(22위)는 우위다.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 출전
일본·슬로베니아 17~22위 6개국 겨뤄
3승 목표…34년만에 일본 잡을지 관심 이들을 상대로 3승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백 감독은 기술이 아닌 선수들의 멘털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팀과 전력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는 한국팀을 다른 팀과 비교한 적이 없다. 상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만 집중한다. 겁부터 먹으면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선수들과의 팀 미팅에서 보여주고, 받아쓰게 하고, 말하는 것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듯, 강하게 무장시키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기술적인 부분을 무시하지 않는다. 주장 박우상은 “움직임의 효율성, 상황에서의 다양한 선택, 정확성, 누가 오는지 보는 시야 등을 강조한다”고 했다. 막내급인 신상훈은 “선수들을 믿어주고 존중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게 된다”고 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선수로 두 차례나 우승반지를 낀 백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스케이팅, 슈팅이 좋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아이스하키에서는 번개 같은 상황 대처 능력과 약속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골리의 수준도 높아서 정격 공격으로 득점하기는 무척 힘들다. 세계 수준의 경기 경험이 적은 한국팀으로서는 속성 과외가 필요한 이유다. 백 감독도 “우리는 언제나 앞으로 나간다. 2년 뒤 평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만 시간의 한계상 10년치를 벼락치기하듯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14일 출국하는 선수단의 사기는 매우 높다. 이돈구는 “두려움이 없다. 그게 감독님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할 정도다. 장수가 든든하니 병졸들도 강군이 된 것이다. 그래도 백지선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함께 취재하던 방송사 기자가 “1982년 첫 만남 이후 34년 동안 일본을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기겠다는 말을 한국어로 해달라”고 부탁하자, 백 감독은 거부했다. 그는 나중에 “우리한테는 모든 게임 하나하나가 금메달이 걸린 게임처럼 중요하다. 그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만 생각한다”고 했다. 안양/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일본·슬로베니아 17~22위 6개국 겨뤄
3승 목표…34년만에 일본 잡을지 관심 이들을 상대로 3승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백 감독은 기술이 아닌 선수들의 멘털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팀과 전력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는 한국팀을 다른 팀과 비교한 적이 없다. 상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만 집중한다. 겁부터 먹으면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선수들과의 팀 미팅에서 보여주고, 받아쓰게 하고, 말하는 것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듯, 강하게 무장시키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기술적인 부분을 무시하지 않는다. 주장 박우상은 “움직임의 효율성, 상황에서의 다양한 선택, 정확성, 누가 오는지 보는 시야 등을 강조한다”고 했다. 막내급인 신상훈은 “선수들을 믿어주고 존중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게 된다”고 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선수로 두 차례나 우승반지를 낀 백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스케이팅, 슈팅이 좋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아이스하키에서는 번개 같은 상황 대처 능력과 약속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골리의 수준도 높아서 정격 공격으로 득점하기는 무척 힘들다. 세계 수준의 경기 경험이 적은 한국팀으로서는 속성 과외가 필요한 이유다. 백 감독도 “우리는 언제나 앞으로 나간다. 2년 뒤 평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만 시간의 한계상 10년치를 벼락치기하듯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14일 출국하는 선수단의 사기는 매우 높다. 이돈구는 “두려움이 없다. 그게 감독님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할 정도다. 장수가 든든하니 병졸들도 강군이 된 것이다. 그래도 백지선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함께 취재하던 방송사 기자가 “1982년 첫 만남 이후 34년 동안 일본을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기겠다는 말을 한국어로 해달라”고 부탁하자, 백 감독은 거부했다. 그는 나중에 “우리한테는 모든 게임 하나하나가 금메달이 걸린 게임처럼 중요하다. 그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만 생각한다”고 했다. 안양/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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